○·박영훈 9단(1패) ●·이세돌 9단(1승)
사실 37보다는 ‘참고도’야말로 이세돌의 화려한 감각에 걸맞은 수순이다. 하지만 이건 감각이 잘 작동할 때의 얘기. 3번기에서 1승을 챙긴 뒤엔 어딘지 흐트러지곤 하는 이세돌의 약점은 39에서도 이어진다. 백은 어차피 40에 붙이게 돼 있고 그 다음 47까지 한 점 잡는 것까지가 예정 코스라면 39라는 돌은 구태여 이곳에 있을 이유가 있는가.
수읽기와 감각은 다르다. 감각은 춤춘다. 때로는 블루스로 때로는 탱고나 왈츠로. 어찌 보면 축구든 바둑이든 모든 경기, 모든 움직임의 기본은 ‘춤’이고 그 바탕은 유연성일 게다. 감각이라면 조훈현 이후 천하 제일로 꼽히는 이세돌이지만 37과 39는 살짝 헛발을 짚었다. 이날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더군다나 47로 잡은 모습은 뒷맛이 나쁜 모양새다. 이를 응징하는 수순은 무엇일까.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