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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태양열·풍력을 전기로 …‘탄소 제로 도시’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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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건설될 예정인 ‘탄소 제로 도시’ 마스다르의 조감도.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 대신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세계 곳곳에서 ‘탄소 제로 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석유나 석탄을 쓰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거나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청정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탄소 배출 효과를 상쇄시키는 환경도시를 말한다. 중국·리비아·캐나다·영국·중동 등 많은 국가가 친환경 이미지를 위해 경쟁적으로 이런 도시를 만들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220억 달러 투입 초대형 프로젝트=탄소 제로 도시 가운데 최대 규모는 지난달 9일 첫 삽을 뜬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다. ‘마스다르’는 아랍어로 ‘원천’이란 뜻이다. 220억 달러가 투입되는 이 도시는 석유나 석탄 등 탄소가스를 배출하는 화석 에너지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한다. 7단계에 걸쳐 2016년에 완공될 전망이다. 마스다르 프로젝트 개발을 지휘하고 있는 칼레드 아와드는 “바람을 많이 이용해 최대한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도록 풍력발전 터빈들을 적절하게 배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동해안에 있는 충밍 섬에서 추진되고 있는 13억 달러짜리 ‘동탄 프로젝트’도 있다. 2050년 완공되면 인구가 50만 명에 달한다. 덴마크에서 추진되고 있는 ‘H2PIA’ 프로젝트는 소규모지만 도시 차원에선 처음으로 수소 에너지를 본격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로 수소 연료전지를 충전시켜 주택 수백 채와 자동차의 전원으로 쓸 예정이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캐나다 서남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빅토리아에서 추진되고 있는 ‘선창가 그린 프로젝트’는 6억 달러를 투입해 7년 뒤에 완공된다. 친환경 주택 1000채를 건설할 계획이다.

영국·리비아도 탄소 제로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마스다르 시티를 설계한 포스터&파트너스를 비롯해 샤롯데빌, 윌리엄 맥도노&파트너스, 영국의 아럽 등 세계 굴지의 건축사무소들이 각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이런 도시를 설계하고 있다.

◇팽팽한 찬반 의견=비즈니스위크는 “탄소 제로 신도시 건설 붐을 놓고 긍정론과 비판론이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 터프스대 앤 라파포트 교수는 “이런 거대 프로젝트들이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친환경 기술 개발에 큰 진전이 이뤄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처음부터 미개발지에 이런 식으로 신도시를 건설하면 친환경적으로 짓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탈-탄소도시 연구소’의 데니얼 러치 연구원은 “신도시를 이렇게 만드는 데 드는 정도의 돈이면 기존 도시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로키마운틴연구소 마이클 킨슬리 연구원도 “신도시를 설계·건축·보수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런던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기존 대도시로 전파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보용으로 그칠 뿐 현실화될지 의문이란 비판도 있다. 미국 피닉스 근처 아코산티에 추진됐던 실험적인 친환경 도시는 1970년에 착공됐지만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최지영 기자

◇탄소 제로 도시=도시 전체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다른 도시보다 현저히 적거나, 그 도시가 배출하는 탄소량만큼 태양열·수소에너지·풍력에너지 등 청정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친환경 신도시. 영어 원문은 ‘Carbon-Neutral City’. 엄밀하게는 ‘탄소 중립 도시’이지만 이산화탄소 증가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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