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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먼지 진드기, 향기로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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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 황사 등 때문에 문을 닫고 생활하면 집먼지 진드기의 서식이 늘어나고 이는 아토피의 원인이 된다.피톤치드 향 등 향기로 공기를 맑게 하는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봄 햇살이 따사롭다. 겨우내 닫아두었던 창문을 활짝 열고 묵은 공기를 툭 털어내고 싶지만 황사가 문제다. 예년이면 4·5월에 황사가 기승을 부리지만 올해는 3월초부터 강한 황사가 몰아치고 있다. 올 봄 황사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황사 피해를 막으려면 되도록 문을 닫고 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황사에는 오염된 모래먼지 뿐만 아니라 중금속 입자가 함께 들어 있어 결막염·후두염·비염 등 질환과 피부 가려움, 붉은 반점, 수포 등이 생기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한다.

황사에 포함된 오염물질도 문제지만 문을 닫고 살다보니 환기가 되지 않아 증가하는 집먼지 진드기가 더 문제다. 집먼지 진드기는 침대 매트리스, 천소파, 카펫, 의류, 천으로 된 가구 등에 서식한다. 피부에서 떨어져 나오는 각질이나 비듬 등을 먹고 산다. 집먼지 진드기는 아토피의 원인균이 되고 있다. 집먼지 진드기의 배설물 등에 든 구아닌이라는 단백질 효소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세포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피부에서는 아토피, 기관지에서는 천식, 코 속에서는 비염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성인의 1%, 어린이의 5~10%가 아토피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피톤치드로 집먼지 진드기를 쫓아내세요-.
집먼지 진드기가 피톤치드 향을 싫어한다는 데 착안, 이를 응용한 공기정화 상품이 개발돼 나오고 있다.

중외제약은 ‘피톤케어 휘산기’외 ‘피톤치드 스프레이’를 최근 출시했다.

피톤케어 휘산기는 피톤치드 성분을 미세입자로 실내에 발산해 집안의 세균을 억제하고 숲속 같은 환경을 조성, 집먼지 진드기와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한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국내산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를 사용한다. 편백나무 추출물은 피톤치드 성분 중에서 항균력이 가장 우수한 향을 발산, 집먼지 진드기에 대해 강한 살균효과를 낸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피톤치드 성분은 소나무·잣나무·편백나무 등 30여 가지 나무에서 추출되는데 이중 편백나무에서 나온 향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피톤케어 휘산기는 대한임상건강의학회로부터 공식 추천받았다. 10~15평 기준 28만 원대다.
피톤치드 스프레이는 일반 스프레이와 같은 형태의 제품으로 집안 구석구석에 뿜어주면 된다. 1588-2675.

챠코프는 분무 가습액 ‘피톤 씨’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 히노끼 원목에서 채취한 천연 피톤치드와 바다의 청량제 가리비 조개로 만든 차프 세라믹을 용해한 알카리성 음이온수를 혼합한 성분으로 산림향을 내는 분무가습액이다. 회사 관계자는 “물에 피톤씨를 7~8배 희석해 가습기로 분무하면 삼림욕 효과가 있고 공기도 정화돼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피러스는 잣나무를 원료로 하는 피톤치드 스프레이·치약·비누 등을 내놓고 있다. 잣나무 스프레이의 경우 화학물질을 일절 넣지 않아 중고생의 집중력 강화에 좋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피톤치드향을 이용한 향기 마케팅을 하는 업체도 있다. 에코미스트코리아는 김포공항·국립암센터·국민은행 등의 점포에 피톤치드 등 천연향기가 나오는 방향제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과점·의류매장·백화점·가구점·병원·영화관 등에도 이 향기를 공급해 실내 공기 중 부유세균과 냄새를 제거하는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을지대학병원 오장균 교수는 “피톤치드 향이 병원균을 단시간에 죽이는 항생물질처럼 강력한 것은 아니지만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삼림욕을 강 경우에만 피부병·천식·폐결핵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강하영 박사는 “국내산 편백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단위당 피톤치드 발생량이 높아 새집증후훈의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제거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조용현 객원기자 jowas@jo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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