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빙판길에 안개… 곳곳 차량추돌 몸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이런 지독한 안개는 처음 봤습니다. 빙판 길에 안개까지 자욱하니…." 상주시 함창읍 신흥리 3번 국도에서 교통사고 현장에서 조사를 하던 상주경찰서 강병현 교통사고 조사계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시정거리가 30m도 안되는 안개 길에 얼음까지 얼어 있어 사고가 이어진 것같다"고 말했다.

폭설 대란을 겪은 경북 북부지역의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추돌사고가 줄을 이었다.

제설 작업으로 길가에 쌓여 있던 눈에서 도로로 흘러내린 물이 밤새 얼어 빙판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9일 오전 8시25분쯤 예천군 예천읍 호명리 직산터널 400m 앞에서 신모(31.여)씨의 승용차가 빙판에 미끄러져 180도 회전하면서 멈춰 서 있는 것을 뒤따르던 화물차가 들이받았다. 이어 잇따라 오던 차량 24대가 차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3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차량 운전자들은 "당시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5~10m 정도에 불과했고 도로가 매우 미끄러웠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부서진 차량이 뒤엉켜 큰 혼잡을 빚었으며, 경찰 20여명이 출동해 두시간동안 견인 등 현장 정리를 한 끝에 정상 소통됐다.

이에 앞서 오전 7시40분부터 8시30분 사이 점촌과 상주를 잇는 3번 국도에서 9건의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상주시 함창읍 태봉리와 신흥리, 상주시 부원동.죽전동에서 각각 2~7대의 차량이 추돌해 이모(59.여)씨가 숨지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30여m에 지나지 않아 운전자들이 앞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8일 낮부터 기온이 크게 올라 눈이 녹으면서 안개 끼는 곳이 많다"며 "밤새 기온이 떨어져 도로가 얼어붙은 것도 사고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폭설이 녹으면서 경북 북부지역에 안개가 자주 끼고, 빙판 구간이 생길 수 있다며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