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분노 폭발 “잘못된 공천 선거 끝나도 화합 힘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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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사진) 전 대표가 12일 당 공천심사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는 이날 오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작심한 듯 현재 진행 중인 공천심사 상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나. 이렇게 기준 없는 공천은 처음 본다”며 “선거가 끝나도 당이 화합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분명히 기준을 갖고 공정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약속까지 했다”며 “그런데 국민도 이건 공정히 되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신뢰는 깨진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 6일 경선 당시 자신을 도왔던 이규택(경기 이천-여주)·한선교(경기 용인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뒤 칩거에 들어간 지 엿새 만에 침묵을 깬 것이다. 공천심사 시작 이후 그가 공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공천심사) 막바지인데 그동안 너무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힌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간 대통령에게 안 될 사람을 봐 달라거나 계파를 인정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내가 우려한 것은 사적 감정으로 아무 문제없는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인데 그게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준이 엉망인 공천은 그간 야당 생활 하면서 고생해 온 당원들에게 기본적 예의도 못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살생부’ 얘기를 꺼냈다. “오로지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히 해 달라고 했는데 BBK를 얘기한 사람은 이번에 안 된다고 하고 살생부가 공공연히 나돌고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영남 50% 물갈이 합의설은 음모”=박 전 대표는 이날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이방호 사무총장-박 전 대표 측 핵심 인사 간 영남 지역 50% 물갈이 합의설’을 부인한 뒤 “이런 술수까지 난무하는구나 하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을 겨냥, “우리 측 핵심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라.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대표 측 핵심 인사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관련 기사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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