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급등에 극빈층 생사 갈림길 개도국 학교 급식 25센트 도와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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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에 내몰린 극빈층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들을 돕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가장 절실하다.”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굶주림의 새로운 국면’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그러면서 “25센트(245원) 이하의 비용으로 가능한 학교 급식이 강력한 처방이 될 수 있다”며 국제적 지원을 요청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기아와 영양실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서아프리카부터 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식량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 경제 기반이 취약한 국가들은 식량 불안으로 사회 동요가 심하다. 많은 나라가 곡물 수출을 금지하고 가격통제에 나서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기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극빈층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쥐꼬리 수입이 타격을 입을 때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먹을 걸 덜 사든가, 질 낮지만 싼 식재료를 쓰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같다. 더 굶주리거나 건강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다. 유엔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곡물 한 종류만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간신히 하루 한 끼를 먹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량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고공 행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효과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첫째 기아에 맞서겠다는 정치적 의지와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유엔 차원에서 개도국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안전망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재난에 대응하는 조기경보 체제도 갖춰야 한다. 다음으론 가뭄과 홍수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장기적인 식량 대책을 세우도록 도와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농업 생산성과 유통망 개선이다. 지역 내 유통망을 정비하면 부족한 식량의 3분의 1은 상당 부분 개선될 여지가 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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