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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복귀하는 최진실 "씩씩하게 해낼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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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미 제 사생활은 다 드러났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연기하든 시청자 여러분이 실제의 제 모습과 드라마 속의 '미연'이란 인물을 따로 떼어 보시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기다릴게요. 드라마는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요. 드라마가 재미있고 줄거리에 흡인력이 있다면 언젠가는 최진실이 아닌 '미연'으로 봐 주실 거라 믿어요."

야구선수 조성민씨와의 평탄치 않은 결혼 생활로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던 탤런트 최진실(36)씨. 그는 오는 20일 시작하는 MBC -TV 주말드라마 '장미의 전쟁'(연출 이창순)으로 시청자를 다시 만난다. '그대를 알고부터'(2002년.MBC) 이후 2년 만이다. 최씨는 이 작품에서 집 밖에선 미모와 지성을 갖춘 산부인과 의사, 집안에선 남편을 머슴같이 부리며 가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서른두살의 싱글같은 아줌마 '미연' 역을 맡았다. 남편(최수종)이 젊은 여자와 바람피우고,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생기자 결국 이혼을 택하지만 나중에 재결합한다. 최씨의 실제 결혼 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데도 굳이 복귀 첫 작품으로 고른 이유가 궁금하다.

9일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촬영 현장에서 만난 최씨는 "이창순 감독이나 상대역인 수종 오빠 모두 내가 믿는 사람"이라며 "지난 설날 직전 이감독이 갑자기 전화해 '작품 하자, 상대는 수종이다'고 하기에 더 이상 묻지 않고 '네'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이감독이 제 배역에 대해 설명하면서 부부 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다루려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연기자인 만큼 대본에 충실하자고 마음먹었죠. (극중에서)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면 싸워야 할 것이고, 죽도록 행복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옳은 길일 것 같습니다."

그는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처음으로 시청자 앞에 서는 작품인 만큼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복귀를 달가워하지 않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는 얘기를 꺼내자 최씨는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말을 꺼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어떻게 열이면 열사람이 다 환영하겠느냐"며 "혹독한 질타도 있을 거란 생각에 두렵고 무섭지만 앞으로 드라마를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잠시 연기자 생활을 접고 두 아이의 엄마로만 살아왔던 그는 "대본 보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큰 아이가 대본에 질투를 한다"며 다정한 엄마 모습을 슬쩍 내비쳤다. 최씨는 '장미의 전쟁'을 끝내면 곧장 영화 '메모리'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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