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李총재 당무복귀 속사정-球黨명분건 白旗항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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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기택(李基澤)총재가 또 다시 주저앉았다.총재직 사퇴의사를 굽힌것이다.
사퇴의사 표명후 3일만이다.그가 찾은 명분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5천여 후보들에게 실망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28일 기자회견에 배석했던 계보 의원들은 『李총재가 개인보다 黨을 생각해 구당(救黨)적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조건없는 당무복귀 발표는 백기(白旗)항복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李총재는 최근 6개월새 세번이나 비슷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12.12관련자 기소투쟁을 시작으로 그는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으로부터의 홀로서기를 계속적으로 추진해왔고 그때마다 결국 꼬리를 내렸다.이번도 마찬가지다.
뛰쳐나가겠다고 하던 그가 갑자기 黨을 걱정하게 된 것은 1차적으로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 때문이다.어찌됐든 지금 사퇴하면 적전(敵前)분열의 책임은 행위당사자인 李총재에게 귀착된다.이는 李총재의 향후 정치행보에 커다란 장애물 이 될 수도있다. 막상 나갈 작정을 하니 勢불리한 현실이 더 크게 다가온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같다.계보 의원들도 대다수가 『총재직을 사퇴하면 정치의 중심에서 멀어진다』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계보의원들조차 운명공동체 의식이 희미한 상황에서 총재직 사퇴란 문자 그대로 홀로서기가 되기 십상이다.
민주당 내분은 일단 봉합됐다.남은 것은 경기지사 후보 인선,李총재 중심의 선거대책기구 운영등이다.경기지사후보 파동의 진상조사문제는 선거뒤 재조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장경우(張慶宇.안산-옹진)후보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것이 사태의 끝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민주당의 양대계보는 세차례 파동을 통해 상대에 대한 감정을 키울만큼키워놓은 상태다.
정치현실로 보더라도 「한지붕 두 대통령후보」의 구도에는 아직변화조짐이 없다.따라서 李총 재의 당무복귀 발표는 지방선거 이후 정국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의 과도적 조치로 보아야 할것이다.지방선거가 끝나자 마자 金大中씨의 정계복귀 등과 맞물려 내분은 재연될 것이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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