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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따라삼천리>6.경주에서 문경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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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번 국도 가운데 경기도 광주에서 경상북도 문경까지 이어지는구간은 국내의 대표적 도요지들이 몰려있는 곳이다.성남시성남동을끼고 왼쪽으로 도는 3번 국도를 따라 갈마터널을 거쳐 13㎞쯤달려가면 광주읍에 다다른다.
광주 땅은 조선 왕조때 궁중에서 쓰는 도자기를 굽던 곳으로 유명하다.당시 도자기를 굽던 광주 분원은 3번 국도와 다소 떨어져 있는 팔당호 부근.팔당댐으로 물에 반쯤 잠긴 광주 분원의행정구역상 위치는 광주군남종면분원리다.
분원은 폐허가 됐지만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면서 분원리가 아닌 광주읍.초월.실촌.남종.중부.퇴촌면 등에 85개소의 도요지가 산재해 있다.이천 일대의 1백40여곳을 감안하면한국도예를 대표할만한 곳이다.
구성회(具誠會.49)광주도예협회장은 『광주 도요지들은 아직도개인 공방식으로 운영,작품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광주읍쌍령리 3번 국도변에는 높이 6m의 화강암 3개로 만든 무명 도공의 비가 세워져 있다.
곤지암을 거쳐 광주와 이천이 경계를 이루는 넓고개 마루에 올라서면 「쌀.도자기.온천의 고장」이라고 써놓은 큼직한 안내판이시선을 끈다.
고갯길을 내려와 마을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눈에 띄는 도예공방들과 요란한 안내간판,도로 양편으로 줄지어 늘어선 도자기 상점들이 도예촌에 들어섰음을 실감나게 한다.이천군신둔면수광리와 이천읍사음리를 중심으로 1백41개의 도요지가 밀집 ,이천도예촌을 이루고 있다.
이천이 조선시대 도기제작의 중심지였음을 뒷받침해주는 유적지로는 수광리 칠기가마,사음리 백자요지,마옥산 백자요지,마장면 관리의 큰 가마골.작은 가마골등 도처에 산재해 있다.이천 도예촌은 58년부터 1급 도예기능인들이 수광리 일대로 옮겨오면서 탄생하게 된다.
수광리 일대에 집중적으로 도요지가 들어선 것은 원적산을 끼고있어 화목의 원료인 소나무를 구하기 쉬웠고 도자기 원료인 점토.사토 등을 주변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천 도예촌은 70년대 중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가스가마의 등장과 함께 도요지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났다.수광리 도자기 전시장의 한 상인은 『이천 도예촌은 국내 도예를 선도하는 최대도예촌』이라며 『인근 여주 도요지의 제품도 이곳 전시장에서 자주 거래될 정도로 도자기의 최대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천문화원은 87년부터 매년 가을 이천도자기축제를 개최해오고있다.이천도자기축제는 지난해 10월 7회째로 도자기할인시장.이천도예가작품전.도자기아가씨선발대회.장작가마 불지피기 시연 등의행사를 펼쳤다.
여주군가남면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가면 이천군장호원읍에 이른다.이천읍에서 장호원읍까지는 23.4㎞.
장호원은 충청북도와 청미천을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어 교통의요지다.북쪽은 이천.여주,동쪽으로는 제천.원주.충주,남쪽으로는충주.음성.괴산.진천.청주,서쪽으로는 안성.평택으로 각각 통하는 곳이다.
때문에 4,9자가 들어가는 날에 장이 서는 장호원장은 사과.
고추.참깨등 농산물의 집산지일 뿐만 아니라 우시장으로도 유명하다. 충청도로 접어든 3번 국도는 음성군생극면과 중원군주덕.이류면을 거쳐 충주로 접어든다.충주를 벗어난 3번 국도는 중원군살미면,상모면 수안보 온천을 거쳐간다.
수안보 온천에서 안보리로 가다 597번 지방도로 접어들면 월악산 국립공원 입구가 모습을 보이고 조금 못미처 사문리에는 와천도예연구소(0441(846)0190)가 있다.와천 강명준(姜明俊.43)씨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2천여평의 야외 전시장에 3백여점의 도자기 작품이 전시돼 있다.
충북의 마지막 코스 괴산군 연풍면을 벗어나면 해발 548m의이화령을 굽이굽이 넘어 경북문경시로 들어간다.
이화령을 넘어 내리막길이 끝나는 곳.도립공원 문경새재 입구다. 문경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 만큼 험한 고개여서 새재라고 불렀다는 설과 억새가 우거진 고개라는 뜻으로 새재라 불렀다는 두가지 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공원관리사무소에서 2.5㎞쯤 가면 첫째 관문인 주흘관이 버티고 있다.이곳에서 3.1㎞ 위로 오르면 둘째 관문인 조곡관,다시 3.5㎞ 떨어진 곳에 셋째 관문 조령관이 있다.조령관은 지붕 위에서 빗물이 문경 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충북 괴산군 쪽으로 흐르면 남한강으로 흘러 내려간다는 곳이다.
문경 지방은 조선시대 후기부터 6.25前까지 서민들의 그릇을구워낸 민요(民窯)의 중심지다.문경에는 백산 김정옥씨의 영남요를 비롯해 문경읍진안리와 신북면관음리 일대에 8개소의 도요지가있다.김씨는 조선 정조 때부터 7대째 이곳에서 도자기를 빚고 있는 문경의 대표적 도예가다.이곳에서는 전통도자기인 막사발을 주로 만들었으나 최근에는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차그릇 「챠왕」이주종품이 되고 있다.
聞慶=高昌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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