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야기>수납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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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올해로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소득 증가에 따라 우리가 가지고 사는 물건들도 많아지고 다양해진다.
그러나 주택의 규모를 물건 늘어나는 속도로 넓혀가기란 아주 어렵다.그러다보니 집 전체가 이런 저런 물건으로 가득차 집안이어수선해지기 일쑤다.
그래서 최근에는 수납공간을 넓히기 위해 벽 전체를 붙박이장으로 만들거나 장롱위.침대밑 등 조금이라도 남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좁은 집을 넓게 쓰려는 노력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구들도 작은 공간에 들어가기 쉬운 앙증맞은 것들이 많이 시판되고 있고 종이상자등 다양한 소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지하층이 있거나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의 수납공간 부족은 특히 심하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아파트에나 대부분 방치된 지하실을 이용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최근까지 아파트 지하공간은 민방위 대피시설로 지정돼 있었으나이제는 그런 규정은 완화된 상태다.
이런 공간을 조금만 개조해 각 가구가 나누어 쓰면 훌륭한 수납공간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지하공간을 철조망이나 얇은 간이벽으로 구획해 수납용 창고로 배분해 쓰고 있다.
제해성(諸海誠.아주대 건축학과)교수는 『활용되지 않고 있는 아파트 지하공간의 평당 건축비를 70만원으로 볼때 금전적으로 2조5천9백억원(약 3백70만평)에 상당하는 시설이 방치된 상태』라고 지적한다.
집안에 수납하기 어려운 물건을 보관해주는 창고업까지 등장하고있는 시점에서 아파트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지하공간 이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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