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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 세계탁구선수권 得과失-탁구코리아 절반의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한국이 제4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1~14일)단체전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리고도 개인전에서의 참패,특히 김택수(金擇洙.
대우증권)가 실격패하는 바람에 15일 쓸쓸히 귀국했다.
북한이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여자단체 은메달,남자단체.혼합복식(이철승-유지혜)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여자팀은 현정화(玄靜和).홍차옥(洪次玉).홍순화(洪順化)등 3H가 한꺼번에 은퇴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해 4강 진출도불확실해 보였으나 9연승을 달리며 준우승,기대치를 훨씬 웃도는성적을 거뒀다.
특히 실업 6년생 박경애(朴境愛.대한항공)는 전광석화같은 속공을 주무기로 한국을 결승까지 끌어올리며 무명의 설움을 한꺼번에 씻어버렸다.
남자도 기대했던 복식에서 초반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단체전에서 힘으로 밀어붙이는 유럽의 견제를 뚫고 3위를 차지,56년 제23회 도쿄(東京)대회 출전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려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세계최강 중국이 전종목을 휩쓸 정도로 그 벽은 여전히두터운데다 유럽세의 급성장으로 한국탁구는 언제 상위권에서 밀려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스웨덴이 주도하는 유럽남자팀은 단식에서 한명도 4강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수준이 평준화돼 한국이 프랑스.독일.벨기에등과 다시 경기를 한다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스벤손(스웨덴).바토르피(헝가리)등으로 대표되는 여자선수들도선천적인 힘에다 세기까지 겸비,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는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또다시 확인시켜 줬다.
남자는 유남규(劉南奎).김택수와 나머지 선수의 실력차가 너무커 이들이 은퇴하면 여자와 똑같은 홍역을 치러야 할 형편이다.
여자도 박경애.박해정(朴海晶).유지혜(柳智惠.이상 제일모직)에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1.5군 선수 양성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2진급 선수들의 빈번한 국제대회 참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편 김택수의 실격패는 한국탁구가 국제정보에 얼마나 무지한가를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문제가 된 것은 고무풀 규정위반이었지만 현지에 가서야 세계랭킹을 파악할 정도로 탁구 외교력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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