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니가 지난번에 뭘 봤는지 알고있다, 진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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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대뇌 활동을 근거로 그 사람이 무엇을 보느냐, 즉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기계가 조만간 등장할 것 같다. 대뇌 신호로부터 시각적 자극을 추출해내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케이 켄드릭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뇌 기능을 평가하는 fMRI 자료를 바탕으로 대뇌에서 시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피질에서 얻어낸 정보를 해독하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지 연구는 fMRI로 각기 다른 이미지를 보는 것과 연관된 대뇌 활동을 식별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가령 집, 얼굴 같은 고정된 범주에 속하는 매우 기본적인 이미지를 식별하는 것만 가능했다. 또한 대뇌 활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식별할 수 있었다.

버클리대 연구팀은 대뇌의 이미지 작용으로 매우 복잡하고 자의적인 이미지까지 밝혀낼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1000장 이상의 사진을 보게 한 다음 시각 피질의 반응을 측정했다. 그런 다음 실험 참가자들에게 처음 보는 100장의 사진을 주고 무작위로 보게 했다. 연구팀은 처음 찍은 fMRI 결과로 현재 어떤 이미지를 보고 있는지 정확히 예측해 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로 언젠가는 과학자들이 사람의 꿈, 기억, 상상에까지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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