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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행복을 주는 선율 고통받는 사람에 힘 됐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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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재즈계의 황태자’ 해리 코닉 주니어(41·사진). 감미로운 보컬과 낭만적 피아노 선율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가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13년만의 방한이다.

그의 ‘이력서’는 화려하다. 2500만장의 앨범 판매량, 그래미상 3회 수상 등등. ‘잇 해드 투비 유’(It Had To Be You·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 윙크 앤 어 스마일’(A Wink And A Smile·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등의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하다. 재즈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해리 코닉 주니어는 배우로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고 있다. 수려한 외모와 연기력으로 ‘카피캣’ ‘멤피스 벨’ ‘인디펜던스 데이’ 등에 출연했다.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가 지난해 내놓은 음반 ‘오 마이 놀라’(Oh, My Nola·놀라는 뉴올리언스를 상징하는 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폐허가 된 그의 고향 뉴올리언스에 바치는 헌정작이었다. 이 앨범으로 요즘 월드투어를 하고 있는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기름 유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태안 주민들의 심정을 알고 있다.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히 맞서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태안 주민들의 피해도 컸다.

“삶의 기반이 무너졌다. 자연재해든, 인재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들의 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가고, 무척 슬프다.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맞서면 좋아질 날이 올 것이다. 내한공연이 한국인에게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오 마이 놀라’를 낸 계기는.

“재해로 고통 받은 고향에 바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자라면서 받았던 모든 음악적 영향에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뉴올리언스의 다채로운 음악 스타일에 흥미로워할 거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의 아시아 투어다.

“아시아 공연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다시 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언제나 그렇듯 각 곳 사람들과 어울리고, 얘기하고, 문화를 나누는 건 매력적이다.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오바마 진영에 선거자금을 기부했다. 정치에 뜻이 있나.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대통령을 뽑는 일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일이다. 오바마는 미국에 대한 다른 나라의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그렇다.”

-가족관계도 궁금하다.

“결혼해서 세 명의 딸이 있다. 나는 공인이지만, 가족들은 조용하고 개인적인 삶을 살고 있다. 우리 가족은 내 직업이 좀 더 재미있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너스 정도로 생각한다.”

-당신이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정말 그런가? (웃음) 내 자신이 음악을 즐기기 때문이 아닐까. 음악에 열정을 보이는 모습을 사람들이 존중해주는 것 같다. 나는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내 모습을 사랑한다.”

-당신에게 재즈는 무엇인가.

“재즈는 인간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장르다. 나이가 들수록 음악에서 더욱 풍부한 향이 난다. 나는 낙관주의자이기에 음악을, 또 재즈를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다. 사람들도 내 음악을 들으며, 그런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연기는.

“초반 작품들도 자랑스럽지만, 영화제작 과정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연기가 점점 더 발전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최근 작품이 가장 만족스럽다. 얼마 전 힐러리 스웽크 주연의 ‘피에스 아이 러브 유’(P.S. I Love You)에 출연했다. 또 르네 젤위거와 ‘칠드 인 마이애미’(Chilled in Miami)라는 영화를 막 끝냈다.”

-이번에는 빅 밴드(큰 규모의 재즈앙상블)와 공연한다. 첫 방한 때와 많이 달라졌다.

“13년 전 공연은 펑크밴드 쪽에 가까웠다. 그것이 내 음악의 일부지만, 주류는 아니다. 지금 주류로 하는 음악은 재즈다. 뉴올리언스와 뉴올리언스 음악을 찬양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 빅 밴드는 재즈·솔·펑크·가스펠 등 갖은 장르를 다 느낄 수 있는 음악이다. 지난번보다 더 재즈다운 공연이 될 것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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