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지역민방 개국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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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역민방 개국의 가장 큰 의미는 그간 여의도 중심의 중앙하달식 방송을 벗어나 지역민들에 방송문화 혜택의 기회가 보다 넓어졌다는 점이다.SBS와의 제휴로 서울.수도권시민만이 향유해왔던문화지역 정보뿐만 아니라 가장 절실한 자기지역 정보를 보다 많이 접할 수있게 됐다.채널선택권의 확대뿐 아니라 서울(SBS)과 지역의 방송교류를 통해 국가내 사회.문화통합의 기능도 기대해봄직하다.
그러나 세계방송사상 유례없는 9개월여의 짧은 준비기간,국내에서는 최초의 네트워크 구성에 따른 노하우부족등으로 출범초기 적잖은 불안감을 주는 것도 사실.우선 지역민방의 프로그램 차별화에 대한 의문이다.한 예로 지역민방 공히 연고지 프로야구팀 전경기 중계등을 외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기를 기존 3개방송사가중계해왔던 점에 비춰 또다른 「중복편성」의 가능성이 대두된다.
특히 TV의 가장 주요한 장르인 드라마.코미디등은 편당 3천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제작비를 이유로 SBS프로그램을 전부 수용할수밖에 없는 상황.그간 『이 여자가 사는 법』등 서울에서도 누누이 문제됐던 저질.선정성의 무차별전파가 우려되는 셈이다.특히신세대 문화가 판을 치는 서울프로와 지방의 정서차이에 따른 괴리감도 염두에 두어 야 할 부분이다.
개국초기에는 해양문화(부산),백제문화.서해안시대(대전),지역경제활성화.광주의 정서(광주)등 독특한 테마를 잡고 있는 지역민방이 지속적인 「자기 것 찾기」를 게을리 할 경우 또다른 서울문화의 중계소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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