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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싸워보고 결혼하세요-숙大 배우자 고르기 이색강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7년 연상인 사람이랑 사귀고 있거든요….』 지난 9일 오후숙명여대 본관강당에서 학생생활연구소 주최로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비결」이라는 이색적인 제목의 강연회가 열렸다.강연에는 약2백명의 학생이 참석,자신의 구체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상담하는등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연사인 신경정신과 전문의 박진생(朴鎭生.38)씨는 자칫 「1등 신랑감 선별법」을 연상시키는 강연 제목과 달리 『어린 시절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 지가 그 사람의 평생 인간관계를 좌우하게 된다』는 심리학적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했 다.
朴씨에 따르면 술주정이 심하다거나,생활력이 없이 무능하다거나,바람을 피웠다거나 해서 어머니를 속상하게 하는 아버지를 둔 여성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는 적극적인 형태의 배우자상을 갖기보다는 「우리 아버지같은 남자는 안 만나야겠다」 는 식으로 배우자 선택의 잣대 자체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향이 많다는 것.
그래서 알콜중독인 아버지를 둔 여성이 「알콜중독」을 기피하는데만 신경쓰다 오히려 도박꾼 남편을 만난 예도 있다는 것.따라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려면 우선 이런 자신의 감정의 가장 맺힌부분(핵심감정)부터 올바르게 파악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다음에는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어떤 핵심감정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朴씨는 『봄과 가을을 지내기 전에는 결혼하지 마라』『반드시 싸워보고 결혼하라』는 표현으로 상대의 핵심감정을 파 악하는 데는6개월이상의 교제,싸움같은 극적인 감정표현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모로부터의 독립 역시 중요한 조건이다.결혼후에도 여전히 정신적.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젊은 부부들은 결혼으로변한 자기역할을 제대로 찾지 못해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 현실적인 주제여서 관심을 갖고 참석했다는 지수의(智琇義.
20.숙대행정학과)씨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미처 생각못했던 점이 많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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