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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편집부국장 한국계 귀인 조 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나는 남달리 똑똑하거나 재주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中央日報 초청으로 내한한 미국언론인 귀인 조 진(Gwin Joh Chin.58)씨의 겸손한 대답은 「귀인(貴仁)」이라는 이름 만큼이나 한국적인 인상을 풍겼다.
진씨는 한국계로는 보기 드물게 미국의 권위있는 일간지 뉴욕타임즈에서 부국장의 지위에까지 올라간 여성.지금까지 뉴욕타임스의유일한 한국계 언론인이기도 하다.여성,특히 유색인종에 대한 미국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이 진씨라고 예외는 아니 었지만 유색인종의 채용을 강권하는 사회분위기,여성들 스스로 권리를 보장받으려는 노력에 힘입었던 점을 진씨는 『운이 좋았다』는 말로 표현했다.자녀의 출산 때문에 두차례 3년 가량씩 휴직을 했었지만 매번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역 시 진씨의 행운 가운데 하나다.20년 가까이 뉴욕타임스에 문화분야 기사를 써온 진씨는지난 91년부터 뉴욕타임스 선데이매거진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편집담당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진씨는 『매일 일과가 광고담당자들과 싸우는 것』이라 는 표현으로 광고와 기사 사이에서 지면을 조정하는 자신의 업무가 결코만만치 않은 것임을 드러냈다.
『지난 5월7일자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 관련기사로도배하자 독일과 일본의 광고주들은 대부분 광고를 취소했다』고 밝힌 그는 그러나 기획안은 2달전께 광고담당자들을 통해 광고주들에게 통고됐었기 때문에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 고.
『80년대말 미국경제의 전반적인 침체로 뉴욕타임스도 광고물량이 떨어져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최근에는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호황이었던 80년대 중반을 따라잡기는 힘들지만요.』뉴욕타임스 선데이매거진이 어떤 독자를 겨냥하느냐 는 질문에 『자동차 2대,TV 2대,개인용컴퓨터 등을 갖춘 중산층』이라고 대답하던 진씨는 『나는 사실 차가 없다』며 사람좋은 한국아주머니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학교종」의 작사.작곡자로 널리 알려진 어머니 김메리(92)여사와 회계사였던 아버지 조오흥(작고)씨 사이에서 태어난 1남1녀중 맏이인 진씨는 12세때였던 지난 49년 미국으로 이주,한국말은 잘하지 못한다.진씨는 13일 미국으로 돌 아간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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