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버이날 국민훈장 동백장 金道任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40년간 행상등을 하며 몸이 불편한 남편과 시부모.친정어머니를 봉양하면서도 소아마비 아들을 서예학원장으로 길러낸 김도임(金道任.58.경남하동군하동읍읍내리)씨가 어버이 날인 8일「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한 가정의 며느리이자 아내.어머니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부끄럽습니다.』 金씨의「한많은 운명」은 18세때 선천성 소아마비인 남편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아버지도 중풍으로 거동을 못해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다.엄청난 시련 앞에 나이 어린 신부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삶을 포기할까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이것을 하늘이 준 나의 인생』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은 金씨는 생계능력이 없는 남편 대신 낮에는 시골마을을 돌며 생선행상과 두부 장사를 하고 밤에는 남편.시아버지를 간호했다.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결혼후 8년만에 겨우 얻은 아들(강태열.38.청하서실원장)마저 아버지와 같은 선천성 소아마비로 완치가 불가능했으며,얼마후엔 시어머니까지 고혈압과 중풍등으로 드러누웠다.모두가 환자인 집안에서 유일하게 성했던 金씨는 1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아들을 등에 업 고 학교에 등하교시키면서 낮에는 행상을 해야 했다.
결국 소아마비 증세가 심해진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할수밖에 없었지만 장한 어머니 덕택에 서예를 열심히 배워 현재는하동읍내에서 서실을 운영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15년전부터 매년 어버이날이면 이웃 노인들을 집으로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고 있는 金씨는 시부모가 돌아가시자 최근에는 노환으로 앓아 누운 친정 어머니(97세)의 병간호를 위해 4㎞쯤 떨어진 친정을 매일 오가며 목욕을 시키고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다. [河東=金相軫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