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확대후 외국인투자자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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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번 외국인 한도확대는 타이밍이 좋다.외국인들도 다들 그렇게느끼고 있는 것 같다.마침 미국에서는 지난 몇 달 동안 주가가계속 올라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다음에 갈 만한 곳을 찾고있는 시점이기 때문.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후 보지로 남미에서는브라질과 콜롬비아,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태국,그리고 한국을 꼽고 있다.
최근 메릴린치는 전세계시장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이 차지할 비중을 「중립」에서 「초과(overweight)」쪽으로 올렸다.지난해 11월 이후의 조정이 끝난것으로 보면서 한국종합지수가 연말까지 1천1백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외국인투자가들은 국내시장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경기과열 징후와 그에 따른 96년도 기업실적전망불투명,선거후의 긴축 가능성,대기업의 과도한 설비투자와 중소기업 도산 등 국내투자자들도 자 신이 없는 문제들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과감한 베팅은 미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과거 한전을 처음 개방할 때와 같은 「외국인 물먹이기」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최근 1억달러의 역외(域外)펀드를설정해 매수 타이밍을 고려중인 코리아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리는 『만일 7월1일 이전에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다면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사겠다』고 말한다.아무튼 이번 한도확대는 올들어 줄곧 이어져 온 외국인의 순매도를 순매수로 돌이키는 기회가 될 것 같다.그러나 영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현저히 낮은 주식과 그렇지 않은 주식간의 차별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지금은 시장이 처음 개방됐을 때와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한도15%면 어느 정도 고를 여유가 생겼다.따라서 이동통신.포철.
현대자동차 등 대표우량주들은 금방 한도가 소진되겠지만 그 수는극히 일부에 국한 될 것이다.이런 종목들의 주가는 개방전 외국인에 앞선 국내투자자들의 사재기로 상당폭 오를 가능성이 있고 한도 소진 후에도 여전히 장외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것 같다. 權成哲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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