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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단>크로아티아 內戰-全발칸반도로 擴戰 막아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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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세계의 시선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쏠려 있는가 싶더니 갑자기 크로아티아에서 전투가 벌어졌다.크로아티아內 크라이나 세르비아系를 포함해 어느누구도 크로아티아가 이렇게 갑자기 도발할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크로아티아軍의 공격은 말 그대로 기습공격이었다.
세르비아계의 보복공격을 받아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의 시민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과연 이새로운 희생이 정당한 것인지,크로아티아의 기습공격이 크로아티아의 장래를 보장해줄 것인지 의아해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금수(禁輸)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햇동안 무기를 대폭 증강했다.하지만 크라이나 세르비아系는 크로아티아 도시들을 쉽게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이번 공격은 프라뇨 투즈만 크로아티아 대통령의 오판(誤判)일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문제는 국제사회가 舊유고분쟁 초기부터 피하고자 했던 全발칸반도로의 확전(擴戰)이다.발칸반도는 어느 순간에도 폭발할 수 있는 화약고다.투즈만대통령의 결정이 경우에 따라 불을댕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씨가 꺼질 자그마한 희망은 있다.투즈만대통령은 2일크라이나 세르비아계에 대한 크로아티아의 승리를 선언하고 군대를불러들였다.그러나 이것으로 평화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舊유고의 정치가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도 없고,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크라이나의 세르비아계 지도자 밀란 마르티치는 「더이상잃을 것이 없는」사람이다.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 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하기보다 광기어린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투즈만대통령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르비아계와 충돌이 생기면 크로아티아는 자국뿐만 아니라 보스니아에 있는 세르비아계와도 대결해야 한다.세르비아공화국도 단순히 무기나 물자를 공급하는데 그치지 않고,본격적으로 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크로아티아가 크라이나 세르 비아계를 공격하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은 동족(同族)을 도우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舊유고 주둔 유엔군도 문제다.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엔군은 어느쪽에 의해서도 인질로 잡힐 위험이 크다.유엔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돕지 않는 한 스스로 전투를 치를 능력이 없다.유엔군은 중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데다 네팔.우 크라이나.프랑스.영국군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다.
남은 길은 철수밖에 없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어떤 세력이라도 철군을 방해하거나 무기를 탈취한다면 철군계획 자체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이러한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유엔과 유럽연합(EU)은 경우에 따라 응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즈만대통령에게 분명히 전달해야 할 것이다. [정리=韓敬煥베를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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