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터지는 가스管 처음부터 새로묻자-전문가들 근본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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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도시가스등 땅속 매설물을 새로 묻어야 한다.』 대구와 서울에서 잇따른 도시가스 폭발사고.누출사고로 시민들이 지뢰밭 위를걷는 것같은 위기의식에 젖어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리저리 얽혀 엉망인 지하공사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매설방법을 차제에 완전히 바꿔 시스템화해야 하며 관계기관간 사전공사협의를 법에 명시하는등 감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또 모든 지하철공사등을 일단 중지하고 새로 틀을 짠다는 각오로 쇄신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매설방법 시스템화=도로에 도로망이 있듯 지하매설물이 어디에어떤 방식으로 묻혀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하망이 국내에는 전혀 없다.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가스관.상수관.하수관.전선관.통신관등 주요 지하매설물을 묻는 방법 을 정리한 지하 사회간접자본(Under Infra Structure)체계를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 도시공학과 박중현(朴仲鉉)교수는『지하매설물들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동구를 만들어 전기.통신등에 관한 매설물들을 한꺼번에 묻고 대형사고 위험이 있는 가스관은 별도의공동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공사협의=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 해도 가스회사측과 공사업체,현장 관계자들이 사전협의를 거쳐 공사현장에서 이를 지키지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만다.한진건설 도시가스사업부 방상익차장은『각종 전기.통신.상하수.지하철공사를 하면서 도 시가스회사측과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협의제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리감독강화=현재 건설현장에서는 안전관리자가 꼭 입회하게 돼 있으나 천공작업때는 의무입회 규정이 없고 가스경보장치 부착도 의무화돼 있지 않아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여홍구(呂鴻九)교수는『일련의 사고는 안전의식이 없었기 때문이다.매일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수칙을 어기면공사를 중단시키는 조치도 불사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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