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갑상선 기능 항진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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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는 병이 있다.젊은 여자에게 잘 생기는병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손이 떨리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신경질이 늘며 입맛은 좋으나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날수 있는 병이다.즉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분 비돼 신체조직의 기능이 필요이상으로 항진돼 있는 상태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자동차에 비유하면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아 정지해 있는 자동차의 엔진이 필요이상으로 회전하고 차체가 흔들리며 기름이 많이 소비되는 상태에 해당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관련해 재미있는 사실은 증상이 뚜렷하지않은 경우 신경과민증으로 흔히 오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별다른 이유도 없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고 불안해 하며신경질적이 되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젊은 여자를 얼핏보면가족뿐 아니라 본인도 우선 신경성을 먼저 생각할 정도일 것이다.또 한가지는 젊은 여자에게 많은 이 병이 나이 든 남자에게도적지않다는 사실이다.나이 든 사람의 경우 심혈관계통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다른 증상은 별로 없을 때가 많은 것도 특징중 하나다.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숨이 찰때도 있는등 젊은 사람과는 다른 증상을 보여 의사도 혼동할 때가 간혹 있다. 그래서 심장병을 의심해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심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갑상선이 병의 근본 원인이라고 이야기하면 상당히 의아해하기도 하는 것이다.자신의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해오던 사람에게 심장은 문제가 없고 엉뚱하게젊은 여자에게 잘 생기는 병이 자신이 받는 고통의 원인이라고하니 쉽게 수긍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비교적 치료효과가 좋은 병이다.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보다 갑상선 이상이 치료하기가 훨씬 쉽다고 볼수 있다.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정확한 진단을 얼마나 빨리 내리느냐는 것이다.신경성이나 심장병으로 잘못 생각하지 않고빨리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효과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1차적으로 의사의 책임이지만 검사에 협조해야 할 환자쪽의 책임이기도 한 것이다.
〈서울大의대 교수.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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