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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키즈] "생태계가 뭐예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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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지식인들이 인류가 처한 천연자원의 고갈, 공해 등의 위험을 진단하겠다며 만든 모임인 로마클럽은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100년 이내에 지구상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년 뒤인 91년 이 모임은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인류의 존속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다시 10여년이 흐른 지금, 이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과학자들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연간 4만~5만종의 생물이 사람 때문에 멸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환경 운동가들은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100년 뒤에는 많게는 3000만종가량으로 추정되는 지구상의 생물 종 가운데 절반이 사라지며, 호모 사피엔스도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예측이 맞다면 생태 문제는 생존의 문제다. 그리고 어른들이 후세들에게 그들의 생존을 위해 언어와 문자, 의.식.주를 해결할 능력과 더불어 반드시 대처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과제다. 그런 어른들의 책임의식 때문인지 동식물의 생태 또는 생태계를 다룬 어린이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김성화.권수진 글, 조위라 그림, 토토북)는 이 같은 경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 책은 먹이사슬과 생태계의 개념, 그리고 동물과 식물, 인간이 서로 의존적으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알려준다. 설명은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췄다. '당근은 엽록체 부엌에서 햇빛을 가지고 요리를 해요. 햇빛 조금, 물 조금, 그리고 공기도 조금 넣어서요'라는 식이다. 서로 먹고 먹히고, 도움을 주고받는 동물과 식물들의 모습은 수채화로 밝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이 책의 저자는 후기에서 이 책과 더불어 한 가지 생물에 대해 깊이 가르쳐주는 책도 꼭 읽어보라고 어린이들에게 권한다.

지난달 말 출간된 '개미'(김정환 글, 강우근 그림, 푸른숲)는 바로 그런 책이다. 곰개미 왕국의 공주개미 '은별박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다양한 종류의 개미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생태와 습성을 설명한다. 책의 내용은 어느 날 홍수로 낯선 곳으로 떠내려간 은별박이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험난한 여행을 하며 다양한 개미와 다른 생물들을 만나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곤충학자인 저자는 이를 통해 작고 힘없는 곤충도 복잡한 생태.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많은 생물체와 투쟁.협력을 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신비한 능력'(칼 슈커 지음, 김미화 옮김, 서울문화사)은 생물들이 복잡한 생태계의 먹이그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름대로의 기발한 보호 방법들을 개발해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파리의 눈은 사람들의 눈보다 6배 빠르게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고 전자기나 초음파 등을 감지하는 초감각능력을 지닌 동물이 많다는 사실을 전해주며 인간의 겸손을 요구한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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