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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동차100년사>11.마케팅시대 개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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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기술의 포드와 판매의 제너럴 모터스(GM)」「기술의 닛산과판매의 도요타」.자동차업계를 풍미해온 이 비유는 이제 엄밀히 말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가 되고 말았다.기술은 평준화 돼 거의 우열의 차이가 없어졌지만 판매력은 GM 과 도요타가 여전히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의 「T형차」는 분명 질좋은 자동차의 대량생산시대를 열었다.반면 GM은 「시보레」를 갖고 마케팅시대를 열었다.마케팅시대를 연출한 한 사람은 GM중흥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프레드 슬론이다. 1920년대 중반 자동차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국면에 접어들었고 소비자들이 새로운 대중차를 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슬론은 이런 시대적 상황을 재빨리 읽었다.넓어진 자동차시장의 승부는 대량판매에서 나온다고 판단,GM은 다기능 공작기계를처음으로 도입해 대중차인 시보레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1958년 8월 GM이 창립50주년 행사를 성대히 치르자 창업자 듀런트는 오랫동안 자신이 믿고 맡긴 슬론에게 뒤를 넘기고은퇴한다.슬론은 GM의 전략과 조직을 본격적으로 바꾸고 지금까지 해온 마케팅정책을 GM이즘으로 확립한다.슬론 은 19년이라는 GM사상 최장수사장을 지내게 된다.
슬론은 베어링회사의 생산기술자출신으로 시장동향에 관한한 천부적인 통찰력을 갖고있는 사람이다.그는 미국에선 처음으로 「시장조사방법」을 동원했다.신규수요의 형성과정과 대체수요로 옮겨가는과정을 파악해 제품생산과 마케팅전략을 짜는 것이 다.그는 사업부제에 의한 관리방식을 확실히 해두면서 딜러의 재고파악과 시장조사를 통해 생산계획과 상품계획을 수립했다.
지금 세계메이커들이 활용하고 있는 판매금융회사.구역판매할당제(프랜차이즈딜러라고 함)등이 모두 이때 나온 것이다.
1950년 도요타는 경기불황과 노동운동으로 파산직전까지 갔다.은행단의 권고로 도요타자공(自工)과 도요타자판(自販)을 분리했고 판매의 귀재 가미야(神谷正太郎)는 슬론의 GM마케팅수법을도입해 토착화했다.GM의 기본방식에 일본식 인간 적 신뢰관계를집어넣은 것이 도요타이즘으로 통하는 판매전략의 원천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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