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터치스크린에서 느끼는 손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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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터치스크린에서는 일반 키보드를 누르거나 종이에 글자를 쓸 때와 같은 감각(촉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한마디로 손맛이 밋밋하다. 이런 단점을 덜기 위해 터치스크린용 전용 촉각펜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유비펜’이다. 종이 위에 글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펜이 지나가는 질감과 그 힘을 터치스크린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힘과 질감의 정도를 실시간으로 알려 주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이런 것이 가능하다.

또 소형 진동기와 음성 입출력 장치, 무선통신 기능이 들어 있다. 이를 통해 유비펜은 이용자가 터치스크린의 메뉴 버튼을 누르면 버튼을 아래로 누르는 충격과 튀어나오는 충격을 순차적으로 일으킨다. 이런 느낌은 마치 실제 버튼을 누를 때와 비슷하다.

ETRI는 유비펜의 촉각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체험형 디지털 스케치북’도 내놓았다. 성능 시험에 참가한 어린이와 노인·시각장애인들은 동화책에 나오는 벌과 나비·개구리를 이 스케치북에 유비펜으로 직접 그려 보며 “손에 전해지는 질감이 진짜 같다”고 평했다. 유비펜의 시제품은 연필 세 자루를 합해 놓은 정도의 크기다.

ETRI의 경기욱 박사는 “연필 한 자루 정도 크기로 줄여 1~2년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유비펜에 적용된 기술은 국제표준을 지향한다. 경 박사는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촉각 상호작용 워킹그룹의 표준안 개발 관련 기술 규격’을 제출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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