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邑.面.洞 이젠 필요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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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행정학에 있어 식을 줄 모르는 문제가 뭘까」.
언젠가 학생들과 퀴즈식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저마다 대답을 냈었다.답이 많을 수밖에,그러나 그런대로 정답이라고 할 답은 「지방행정 구조개편문제」였다.즉 지방행정의 구역과 계층문제는 영원한 핫 이슈라는 것이다.그 말을 증명이라 도 하듯 6.27 4대 선거가 끝나면 지방행정구역 계층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행정개혁위원장의 언급이 있었다.
제도는 상황에 따라 변하게 돼있는 것이다.기술.정보혁명이라는이름의 견인차에 끌려 인류사회에 경천동지할 격변이 가속화하는 급박한 상황하에 있는 지금,행정구역 및 계층이 변화를 시도하지않는다면 오히려 말이 안될 일이다.
제도의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저항한다면 다가오는 미래를 수용할능력이 있을 수 없다.그것은 진정 있을 수 없는 일이다.오히려예견되는 변화를 능동적으로 설계하고 미리 최적의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이 오늘을 사는 지혜로운 자세다.
현재의 행정계층과 구역은 과거 1차산업사회의 산물로 문자 그대로 구태의연한 것이다.지구가 한없이 넓고 통솔의 범위(Span of Control)가 의사소통관계로 좁을 수밖에 없던 시대에 이루어졌던 읍.면.동|시.군.구|시.도의 계 층구조가 지금 지구촌 한 마을로 협소해진 현실에서 적합지 못할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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