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혁칼럼>빗나가는 선거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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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선거라면 그래도 뭔가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법인데 이번6월선거에서는 그런 현상을 볼 수가 없다.희망과 꿈은 커녕 불안.걱정.갈등만 증폭시켜 가고 있다.
-예상후보 2만3천명에 풀릴 돈만 해도 2조원이 넘는다니 경제에 악영향이 없을까.
-법정유인물만 해도 16억6천만장이 되고 무게가 8천5백t이넘는다니 그걸 가정마다 수송.배달하느라 교통대란(大亂)은 오지않을지,또 그 쓰레기는 다 어찌할꼬.
-선거운동에 확성기가 허용된다니 2만여명이 확성기로 불어대면전국에 소음대란이 일지나 않을까.
-민자당정권에 야당지사.야당시장이 나올텐데 국정혼란이 오지나않을까. -도대체 4대선거의 동시실시가 사고없이 제대로 관리나될까…. 이처럼 따져보면 걱정되고 불안스런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걱정보다 실은 이번 선거를 더 걱정스럽게 하는 것은 선거의 주역(主役)들로 나선 정당들의 자세다.지방자치라면 말 그대로 주민들의 뜻을 모아 지역의 창의를 개발하고,지역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지역공동체를 발전시킨다는 데삐 본뜻이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각 정당이 벌이고 있는 선거정치를 보면「지역」도안보이고「주민」도 없는 것 같다.지방자치가 아닌 중앙쟁패전(爭覇戰)만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민자당에서는 시.도지사후보 공천을 놓고 계파싸움이 한창이고 민주당이나 자민련(自民聯)은 민자당 포위작전에 전력투구하는 인상이다.민자당은 처음 경선을 한다고 하더니 경선은 부작용 때문에 못한다고 말을 바꾸었다.경선에는 분명「작용」도 있을텐데「작용」은 생각하지도 않고「부작용」만 생각하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자민련을 보면 선거는 지방선거인데 계속 내각제를 들이밀고 있다.지방자치선거에 내각제가 쟁점이 돼야 하는지 의심스러울뿐이다. 민주당은 민주화 투쟁을 당의 자랑으로 내걸면서도 과거투쟁의 대상이었던 세력과의 제휴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자세다.신민당과도 연합공천을 할 수 있고 자민련과도 연대가 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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