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기획 滿 "그래 우리 암스텔담에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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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획 만(滿)」은 다음달 31일까지 창작극 『그래 우리 암스텔담에 가자』를 인간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3년동안 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화제가 됐던『불좀 꺼주세요』의 작가 이만희씨의 작품이다.이 연극은 우선 출연진 5명이 공동 연출했다는 점에서 연극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이만희씨는『연출자의 독단이 배제됐다는 점에서는 주목할만 하지만 완성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불합리함도 노출됐다』며 공동연출의 장단점을 지적했다.
『…암스텔담에 가자』는 모두 5명이 출연하지만 실제는 한 인물의 이야기다.예컨대 실재인물과 분신들이 서로 치고 빠지고 달래고 혼빼는 정신없는 연극이다.주인공 박장수의 머리를 크게 희망적 분신.도덕적 분신.이성적 분신.낭만적 분신으 로 4등분했다.분신은 주인공의「머리속의 친구들」인 셈이다.박장수는 재벌의총수다.작가는 특별히 재벌의 총수를 번뇌의 인간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그저 모든 인간의 상념 속에는 수천 수만가지의 생각이 혼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 하려고 재벌회장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한다.암스테르담은 지명 그대로 네덜란드의 도시로 안락사가 인정되고 있는 도시.그런 의미에서 상징성을 가진 도시로 보면 된다.
작가는 실제 이 작품 속에서『한 인간은 수천 수만의 분신을 이끌고 석양들판을 꾸역꾸역 걸어가는 사단장과 같은 것.하루에도몇번씩 방황.야유.타협.갈등.모함.분노.아양.꾸지람의 고개를 아슬아슬 넘어가는 전쟁과 같은 것』이라고 토로하 고 있다.기업하는 사람이나 노동자나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사람들은 이 연극을 보면서 주인공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결국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된다.
이 연극의 성공여부는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력에 달려 있다고봐야 한다.극적인 사건이 없이 끊임없이「내면의 변화」를 대사로끌고 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중견배우 고인배,MBC연기대상 신인상의 허윤정,서울연극제연기상의 이찬우,백상예술상 신인상의 최승일,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최슬등이 출연해 그 가능성을 검증받고 있다.평일 오후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30분 ■■■멕■■■Ð■■■■에■■■■멕■ㅀ■■■矜■■■■諪"이디프스와의 여행" 극단 무천은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극장에서 『이디프스와의 여행』을 공연하고 있다.이 작품은 장정일의 중편 『긴 여행』을극화했다.
『긴 여행』은 아버지를 찾아가는 한 소녀와 목적지가 불분명한한 사내가 무임승차라는 공통의 운명을 지닌채 기차 지붕 위에서만난다.그들은 섹스를 하고 그들을 뒤쫓는 검표원을 살해하게 되며 그로 인해 끝없이 도망다니지만 결국 출발지 점이었던 기차지붕에 도달하고 다시 도망한다는 이야기다.어쩌면 이들은 그 옛날헤어진 부녀지간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극속에 내포되어 있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王』과 같이 저주스런 운명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인간의 비극을 다루고 있 다.『메디아』에서 음악을 맡았던 임동창씨가 다시 작곡과 연주를 맡았다.평일 오후4시30분.7시30분,토.일 오후3시.6시.(921)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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