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합격했으니 코 높여 달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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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합격 선물로 자녀들에 성형이나 피부관리를 해주는 학부모들이 상당수다. 쌍꺼풀 수술과 코 성형, 여드름 관리, 허벅지 비만 해소 등을 주로 많이 한다. [중앙포토]

“대학 합격하면 코 높여 줄거지?”
오진옥(경기도 안양시) 씨의 둘째딸은 고3이던 지난해 봄, 이렇게 말했다. 가뜩이나 발랄하고 샘이 많은 막내라 그런 소리를 하는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다.
“합격만 한다면야….”
오 씨는 먼 장래의 일이라 건성으로 답했다.
그녀의 딸은 최근 원하던 대학에 턱 합격했다. 그리고는 당당히 약속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래, 요즘은 취직하려면 인물도 중요하지. 내 딸이 김태희는 못돼도 얼굴 예뻐 손해 볼 건 없잖아.’
이왕 한다면 표 안 나게 입학 전에 해주자 싶어 서둘러 예약하고 시술을 마쳤다.

부모 된 게 무슨 죄라도 되는가, 합격의 기쁨도 잠시, 예비 대학 새내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요즘 또 다른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등록금과 미용수술비, 이중고에 허리띠를 또 졸라매는 중이다.

서울 압구정동의 성형외과·피부과에는 쌍꺼풀 수술, 허벅지 다이어트 시술을 위해 찾는 예비 대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쌍꺼풀=예비 새내기들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다. 한 듯 안한 듯한 자연스러운 쌍꺼풀을 원한다면 매몰법을, 크고 선명한 쌍꺼풀을 원한다면 절개법을 시술하면 된다. 매몰법의 경우는 수술 흔적이 남지 않지만 풀릴 수 있는 단점이 있고 절개법은 수술 흔적이 오래 남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눈의 가로 길이가 짧아 쌍꺼풀 수술로만 효과를 얻기 힘든 경우에는 몽고주름을 트는 앞트임과 뒤트임을 시술하여 시원하고 길면서 도시적인 느낌의 눈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수술비용은 수술 방법과 앞트임·뒤트임 시술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허벅지 비만=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유독 하체비만이 많다. 공부만 열심히 한 학생들 중에도 그런 이들이 많다.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허벅지·종아리 쪽으로 지방이 몰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꼭 맞는 청바지, 발랄한 미니스커트를 입고 싶으나 그러지 못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한번 살이 찐 특정 부위는 단순한 운동이나 다이어트로 빠지는 것이 아니다. 비만 부위의 혈액순환을 도우며 지방을 분해시키고 연소되는 다양한 비만 관리를 하면 날씬한 몸매를 찾을 수 있다. 카복시 테라피, HPL 지방용해술, 아디포 포라이시스 고주파 시술 등을 많이 한다.

◇코=코는 얼굴 중심에 있어 조금의 변화로도 이미지 변신이 가능, 눈과 함께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 부위 중 하나다. 코 하나의 모양 뿐 아니라 얼굴 전체와 고려하여 코 높이와 모양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전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무작정 연예인 누구 코처럼 해달라고 요구하는 이들이 많은데 자신의 얼굴에 어울리는지, 수술하면 그 모양으로 나올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코끝만 높일 것인지, 콧대를 높일 것인지 콧볼을 줄일 것인지 등 코 모양에 따라 수술방법이 달라진다.

코 수술의 성패는 자신에게 맞는 보형물과 수술방법의 선택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가 조직을 이용한 보형물인 연골을 많이 이용한다. 귀 연골은 코끝성형에 이용되며, 딱딱한 비중격연골은 코 기둥을 세우고 코 길이를 연장하는 수술에 이용된다. 실리콘의 경우 이물반응이 적고 인체 적합성이 뛰어나 날렵하고 높은 코를 디자인 하는데 효과적이다. 고어텍스는 실리콘보다 부드러워 자연스러운 코 모양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으나, 부드러운 성질을 유발하는 미세한 다공성 구조 때문에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낮아 질 수 있다.

◇여드름=여드름은 사춘기 때 피지선이 활발해지면서 생기기 시작하여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잠을 못자는 경우 심해진다. 수험생의 여드름 치료가 힘든 것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드름은 종류가 다양해 치료하기 까다롭다. 면포라 불리는 것은 피지선의 입구가 막혀서 생긴 작은 비지주머니 같은 것이다. 이 면포도 두 가지가 있다. 개방성 면포와 폐쇄성 면포. 일명 까만 면포(개방성)는 입구가 눈에 보일 정도로 크니 아주 쉽게 없앨 수가 있다. 면포를 짜면 내용물이 쉽게 빠지고 금방 좋아진다. 하얀 면포(페쇄성)는 치료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면 대부분 염증이 생겨서 빨간 여드름이 된다.

빨간 여드름(구진성 여드름)은 벌겋게 튀어나온 여드름이다. 염증이 생긴 여드름으로 염증의 정도에 따라 크기나 단단한 정도, 벌건 정도가 다르다. 염증이 심할수록 더 크고 더 뻘겋게 보이고 더 오래간다. 덩어리 여드름(결절성 여드름)은 벌겋게 튀어나와 있지만 붉은 여드름보다 피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크다. 아주 오래가고 어떤 것들은 나중에 흉을 남긴다. 여드름이란 사람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이고, 또 같은 사람도 시기에 따라 증상이 계속 변한다. 그래서 여드름을 치료할 때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하며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의 치료로 즉시 여드름이 나지 않고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하면서 염증이 서서히 줄고 새로 생기는 그 수도 점차 줄어든다.

* 도움말=강남 수병원 성형외과 최시영 원장, 바롬클리닉 유재욱 원장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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