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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대만 LCD·PDP시장 新삼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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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액정화면(LCD).벽걸이TV용 화면(PDP) 등 평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일본.대만 등 3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로서는 한국이 일본과 대만에 비해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한국, 디스플레이 강국=지난해 LCD 1위, PDP 2위를 차지한 한국은 올해 PDP 시장에서도 정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릴린치증권은 삼성SDI와 LG전자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2%에서 올해 4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오리온PDP 등의 생산량을 합하면 50%가 넘어 48%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일본을 누를 전망이다.

이 같은 한국업체의 급부상은 과감한 투자와 앞선 생산기술 덕분이다. 현재 월 13만장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SDI는 오는 10월 말 3기라인 증설을 끝낸 뒤 생산량을 25만장까지 늘릴 예정이다. 월 6만5000장을 생산하는 LG전자도 연내 14만장까지 증산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업체들은 한장의 원판유리에서 여러 장의 제품을 뽑아내는 첨단기술에서도 일본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만, LCD 정상 도전=PDP 분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대만은 LCD 분야에서 한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만은 2000년만 하더라도 전 세계 LCD 시장점유율이 5.2%에 불과했으나 일본의 기술을 들여와 한국을 바짝 추격해 왔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AU옵트로닉스.한스타 등 6개 대만 LCD 업체들의 올해 전체 출하량이 5780만장으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한국업체를 100만장 차이로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AU옵트로닉스가 생산량을 현재 월 5만장에서 올 1분기 안에 12만장으로 늘리는 등 대부분 업체가 올해 대규모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 대만 정부도 LCD업체에 대해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6, 7세대 투자가 마무리되는 내년께 한국이 다시 대만을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의 자본력과 일본의 첨단기술력이 결합되면 장기적으로는 위협적인 존재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와신상담=2000년까지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하다 한국에 주도권을 뺏기게 된 일본 PDP 업체들은 통합과 증산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세계 3위 PDP 업체인 일본 NEC는 최근 PDP 사업을 세계 6위 업체인 파이어니아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증산 노력도 활발해 지난해 세계 1위 업체였던 후지쓰히타치플라스마(FHP)는 월 6만장 수준인 생산능력을 2005년까지 10만장으로 늘릴 예정이며, 마쓰시타도 월 5만장인 생산능력을 2005년에는 15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LCD 분야는 샤프전자가 TV용 LCD 공장의 생산능력을 두배로 늘리는 등 한국업체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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