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나들이 건강유의사항-밀폐된 車內어린이 열사병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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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개나리가 봄내음을 물씬 풍기며 화려한 외출을 유혹하는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도시인들에겐 따스한 봄날씨가 모처럼 가족과 집밖에서 기지개를 펼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사소한 부주의로 즐거워야할 봄나들이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특히 야유회 장소에서의 운동으로 인한 부상도 늘어나게 된다.
행락철을 맞아 주의해야할 나들이 건강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외상(外傷)=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멍이 들거나 발목을 삐는 것은 야외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이땐 RICE처치법을 시행하는 것이 요령이다.이것은▲다친 부위의 안정(Rest)▲얼음찜질(Ice)▲붕대등으로 압박(Compress)▲다친 부위를 높게(Elevate)하는 것을 말한다. 주의사항은 찜질순서로 먼저 찬물로 하고 이틀정도 지난뒤 더운물(37도 가량)로 찜질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대가 늘어나고 근육파열등으로 내출혈(멍)이 있을 경우 초기엔 염증반응이 심하므로 찬물로 염증을 가라앉혀야 하며 이틀뒤엔상처복구를 위해 더운물 찜질을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긁히거나 베었을 경우의 출혈엔 지혈과 상처부위 소독이 가장 중요하며 우선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고 출혈부위를 손으로 눌러주는 것이 지혈요령이다.
◇배앓이=장이 예민한 사람은 야외에서 느닷없는 배앓이에 당황하기 쉽다.
가장 흔한 원인은 복부가 차가워져 장을 움직이는 자율신경이 일시적인 교란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으로 감싸주는등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설사가 심한 경우 몸이 처지거나 늘어지는등 전해질 손실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땐 맹물보다 가급적 전해질이 섞인 기능음료나 오렌지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피부관리=최근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관악산을 등반했던 K씨는 1주일내내 「안색이 좋지 않다」는 말에 시달려야 했다.
그의 얼굴이 갑자기 거무튀튀해지고 거칠어진 것은 따스한 봄볕속에 숨어있는 자외선과 황사를 동반한 건조한 봄날씨 때문.
봄나들이때 마냥 햇살을 즐기다간 금세 피부가 상할 수 있으므로 모자나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햇볕에 피부를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감기예방등 건강에 도움이된다는 속설은 자외선이 피부밑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한다는 의학이론때문.
그러나 영양결핍시대를 벗어난 지금 음식물을 통한 비타민섭취만으로도 충분하므로 구태여 비타민 합성을 위해 피부의 천적인 자외선에 일부러 노출될 필요는 없다.
◇자동차 주의사항=자동차를 이용한 봄나들이땐 어린이 열사병(熱射病)과 허리디스크에 주의해야 한다.봄날씨가 아직 쌀쌀하더라도 밀폐된 차내기온은 40도까지 오를 수 있으므로 어린이를 차에 두고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때 어린이가 사망하는 것은 질식사가 아니라 고온으로 인한 열사병때문이며,따라서 밀폐된 차내에서 늘어진 어린이를 발견하면즉시 찬물로 전신을 식힌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
행락지에서 생긴 디스크나 허리 삐끗함의 대부분은 무거운 배낭이나 짐을 뒤트렁크에서 허리만 굽힌채 무심코 꺼낼 때다.무릎을굽힌채 가급적 몸쪽으로 짐을 끌어당긴 상태에서 들어올리는 것이허리관절에 부담이 적은 좋은 자세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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