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형차 사고 땐 하반신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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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형 승용차는 충돌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의 하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최근 현대 베르나, 기아 프라이드, GM대우 젠트라, 르노삼성 뉴SM3를 대상으로 충돌 실험을 한 결과다.

왼쪽 다리와 발을 보호하는 분야에서 베르나·프라이드·젠트라가 안전도가 가장 낮은 4등급을 받았다. 오른쪽 다리와 발은 프라이드·젠트라가 3등급이었다. 뉴SM3는 왼쪽 하반신 보호가 1등급, 오른쪽은 2등급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슴 부위를 보호하는 것은 4개 차종이 모두 가장 안전한 1등급을 받았고, 머리와 목은 차종별로 1~2등급이었다. 실험 차량은 지난해 생산된 4개 차종 중 배기량 1600cc, 운전석에 에어백이 부착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실험은 시속 64㎞로 달리다 차량 전면 가운데 운전석 쪽(전면의 40%)을 비스듬히 충돌하는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IIHS) 방식으로 이뤄졌다.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하는 국가공인 성능시험인 신차평가프로그램(NCAP)은 시속 56㎞로 달리면서 승용차 전면을 고정된 벽에 충돌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 신차 평가 프로그램은 하체 보호 여부를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소형차의 안전도가 떨어진다”며 “실제 사고는 차량끼리 비스듬히 충돌하는 게 대부분인 만큼 이런 충돌 실험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공업협회는 보험개발원의 실험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 측은 “실제 실험한 속도와 충돌 면적이 오차 범위를 벗어났다”며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가 같은 차량으로 실험한 결과와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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