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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허름해도 內實 탄탄-강원산업.동국제강등 철강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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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목수가 자기 집을 지으면 망합니다.』(鄭泰守한보그룹명예회장) 『건설이나 부동산이 사업입니까.』(張相泰동국그룹회장) 『기업은 공장에다 투자해야지 집에다 치장할 필요가 있습니까.』(鄭寅旭강원산업명예회장) 강원산업.동국제강.한보철강.부산파이프 등그룹순위 30위 안팎의 탄탄한 철강그룹들이 그야말로 누옥(陋屋)에 살고 있다.실속 없이 건물만 번드르르한 업체와는 아주 딴판이다. 재계 매출순위 38위의 강원산업은 일제때인 1912년부터 83년째 서울신문로의 조그만 2층건물(사진)을 사옥으로 삼고 있다.
자산기준 재계 18위인 동국그룹의 주력사 동국제강은 지난 75년 서울수하동의 2층짜리 청계국민학교를 인수한뒤 개.보수해 본사건물로 사용한 이래 꿈적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난 84년 금호그룹에서 넘어 온 한보철강은 은마아파트상가 4층에 있는 한보그룹본사에 더부살이하고 있다.한보그룹은 자산순위 재계 28위.부산파이프도 부산에서 성장해 서울로 진출한 뒤지난 71년 서울 한강로 대로변에서 1백여m 벗어 난 후미진 곳에 사옥을 확보하고 비좁은 건물에서 계속 살림을 꾸려 나가고있다. 대표적 전기로업체인 강원산업을 예로 들어 보자.때때로 비가 새 부랴부랴 수선 해야 할 정도로 낡았다.일제시대 건물을지난 62년 증.개축해 2층건물(6백여평)로 약간 넓힌 뒤 아직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鄭명예회장 스스로가 조그만 회장실을 사용한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40년전에 들여온 나무책상을 그대로 사용할 정도로겉치장은 절대금물이다.대신 공장에다 투자하라는 것이다.
동국제강의 경우도 크게 다를 게 없다.張회장 스스로가 본사를옮길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있다.자신도 종로구 화동의 조그만 2층집에 살고 있는 만큼 큰 집 짓는 것은 반대다.철강업의 특성상 3~5년 단위로 몇 천억원씩 시설확장 또는 설비현대화 등의대규모 투자소요가 있기 때문에 한가하게 사옥 지을 틈이 없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기도 하다.
한보그룹은 사무실이 포화상태가 됐는데도 은마아파트상가 4층 전체(2천평)를 그대로 쓰고 있다.철강부문이 4백평 정도를 사용한다.직원들은 4조원 규모의 아산만공장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본사건물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반응이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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