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왜 잇따라 감축하나-北 외교망재편 외화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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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이 재외공관을 감축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에서다.
무엇보다 공관 운영에 필요한 외화(外貨)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식량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은「외화벌이」를 통해 들여온 돈의 상당부분을 식량수입에 쓰고 있다.따라서 주요 공관을 제외한 북한공관원들은 외교관 신분에 걸맞지 않게 초라 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응하는 외교망의 재정비다.
북한은 냉전(冷戰)기간중 무리를 해가며 아시아.아프리카등 제3세계에 공관을 확장해 나갔다.이른바 「사회주의 제국간의 연대」를 공고히 하고 한국의 진출을 막기 위해서였다.그러나 환경이급변했다.舊소련을 비롯한 東유럽권이 사회주의를 청산하기 시작했고 우리 정부의 북방외교로 한국대사관이 속속 설치됐다.
북한은 이때부터 운영비를 줄이면서 외교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위해 주요공관 중심으로 외교망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유럽의 경우 오스트리아가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중립국이어서 활동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데다 수도인 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등 주요 국제기구가 들어서 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미국과의 대화채널인 유엔대표부,그리고 앞으로 개설될 워싱턴연락사무소에도 우수한 외교인력이 대폭 확충될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90년부터 노르웨이.몰타.알바니아를 폐쇄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소말리아등 10개,그리고 중미의 자메이카에서도 철수했다.
북한은 현재 대사관 56개,총영사관 3개,대표부 11개등 모두 70개의 재외공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 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도 남북대결 차원에서 설치했던 공관을 폐쇄하거나 줄여나가고 있다.현재 한국의 재외공관수는 모두 1백41개다. 〈金成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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