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 부실, 한국 자존심도 불탄 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한국의 랜드마크가 사라졌다.”(AP)

“재로 변한 서울 관광의 대명사.”(신화통신)

외국 언론은 숭례문 화재 사건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11일 “한밤의 화마(火魔)가 한국의 국보 1호를 삼켰다”고 보도했다. 특히 입국 관광객 1, 2위 국가인 중국과 일본의 언론은 실시간 뉴스 사이트에 숭례문의 화재 사진을 띄우고 속보를 전하는 등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교도통신은 “숭례문은 일본인 관광객에게 친숙한 명소”라며 “인근에 대형 시장도 있어 관광명소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NHK는 발 빠르게 화재 현장에 서울 특파원을 보내 숭례문이 불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야후 차이나도 뉴스 사이트에 숭례문 화재 사진과 함께 화재 진화 과정과 수사 상황을 속보로 띄웠다. 이날 오후 내내 포털사이트 163닷컴의 ‘가장 많이 본 뉴스코너’에선 숭례문 화재 기사가 1위였다.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의 게시판에는 “아름다운 건축 조형미를 보여줬던 숭례문이 불에 타는 장면은 정말 끔찍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다른 네티즌은 “철저하지 못한 방재 대책으로 한국인의 자존심이 불탔다”며 “중국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숭례문 화재 현장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은 시커멓게 재만 남은 숭례문 누각을 보며 허탈해했다. 중국 관광객 황완디(21)는 “한 나라의 국보는 전 세계의 국보나 마찬가지인데, 한 사람의 실수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정말 속상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본 관광객 하라다 유키오(62)는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인 교토의 금각사가 화재로 소실됐을 당시 일본인들은 매우 슬퍼하면서 성금을 모아 복원했다”며 “일본은 그 사고를 교훈 삼아 중요 문화재에 초기 자동 소화시스템을 완비했는데 한국도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용환 기자, 조영갑·송지영 인턴기자

[J-HOT]

▶ 유력 용의자 긴급체포…범행 자백

▶ "용의자 채모씨, 2년전 창경궁도 방화"

▶ 유홍준 "이런 상황 솔직히 나도 이해 안가"

▶ 해인사, 불 나면 부처님 지하6m 자동 하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