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속옷도 보여주는 시대 섹시.발랄함 마음껏 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긴 브래지어같은 브라톱(bra-top)에다 청재킷 혹은 T셔츠에 팬티를 붙여놓은 것 같은 보디슈트와 재킷,속치마처럼 보이는 꽃무늬 원피스….
올 여름에는 속옷(?)만 입은 대담한 여성들이 거리를 휩쓸 것 같다.
속옷 디자인이 나날이 화려해져 그냥 봐서는 꼭 겉옷같은 신개념 속옷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다,겉옷쪽에서도 섹시룩 바람을타고 속옷 라인을 응용한 란제리풍 옷들이 올해의 유망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
위생보다는 패션성이 중요해진 속옷 부문과,마릴린 먼로를 연상케 하는 관능미가 주요 주제로 떠오른 겉옷 부문이 올들어 묘하게 겹쳐지는 셈이다.
속옷 부문의 변화는 두가지로 요약된다.하나는 팬티.브래지어 등 전통적으로 입어오던 속옷이 패션화.고급화되는 것이고 또다른하나는 속옷의 개념이 겉옷과 겹쳐지며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 변화에는 모두 달라지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배경으로 작용한다.남녀 할 것 없이 건강지향적 삶을 선호하는 것이 그 하나다.
『사회적 지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헬스클럽.골프장.사우나 등의 라카룸에서 서로의 속옷을 볼 기회가 많아졌지요.「속옷은 보이지 않게 입는 것」이라는 불문율이 자연스레 깨지고 있는 겁니다.』 코오롱상사 이너모드팀 남기숭과장의 진단이다.코 오롱이 「르페」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남녀내의는 이처럼 속옷도 남에게 보여질 것을 의식해서 고르는 중산층을 겨냥하고 있다.
속옷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것 역시 도시인의 생활 패턴과 궤를 같이 한다.퇴근후 가까운 헬스클럽에 들러 땀을 흘리는 직장인들.운동복처럼 입다가 그 위에 재킷만 걸치면 바로 외출할 수 있는 의복이 필요해진다.갈아입을 시간도,새 옷 을 살 비용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내의업체인 ㈜태창 상품기획부의 천광복과장은 『올 신제품은 이처럼 겉옷과 속옷을 겸할 수 있는 이른바 라운지웨어쪽에 중점을두고 있다』며 헐렁한 남성팬티인 박서(권투선수들이 게임때 입는팬티),티셔츠와 팬츠가 붙어있는 형태인 여자용 보디슈트를 대표적인 예로 꼽는다.
올들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수입브랜드쪽은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게스」브랜드의 속옷류를 들여오는 ㈜일경물산 기획부의 김송희대리는 『가수 마돈나가 입고 나오는 브라톱,화려한 프린트의 슬립류(원피스형 속옷),에어로빅복을 응용한 운동복 겸용속옷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출복 내지 평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너웨어들이 발랄하면서도 실용적인 신세대는 물론 미시층에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내의 전문회사들의 고가 신제품 출시,㈜좋은 사람들 같은 캐릭터 브랜드의 부상,수입 속옷의 잇따른 상륙은 한국인의 다소곳한속옷 문화를 빠른 속도로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李德揆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