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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보톡스 심각한 부작용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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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일(현지시간) 주름 제거 등에 널리 쓰이는 보톡스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재조사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톡스 제조사인 앨러건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63.3달러로 마감해 6% 가까이 폭락했다.

러셀 카츠 FDA 신경제제 담당 과장은 “보톡스가 호흡 곤란과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례들이 FDA에 접수됐다”고 말했다. FDA는 치명적 부작용의 대부분이 뇌성마비에 걸린 어린이들의 다리 경련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톡스를 주사했을 때 발생했다고 밝혔다. FDA는 보톡스를 미용 목적으로만 허가하고 있으나 의사들은 뇌성마비 환자의 근육·신경질환 치료에도 사용하고 있다.

카츠는 “사지 경련을 진정시키려고 다리에 보톡스를 주사해도 보톡스의 독이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쳐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미용 목적 시술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으나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보톡스 시술을 중지하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며 “재조사를 마친 뒤 규제 강도를 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보호론자인 랠프 네이더가 이끄는 시민단체 퍼플릭 시티즌은 지난달 FDA에 “보톡스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경고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최근 10년간 보톡스로 인해 658건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16건의 사망사고가 보고됐다”는 것이다.

정재홍 기자

◇보톡스=주름 제거와 신경·근육 질환 치료에 쓰이는 주사제다. 주로 상한 통조림에서 생기는 독성 바이러스가 만드는 보툴리눔 독을 정제해 만든다. 근육에 주사하면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전달 물질을 막아 주름살이 생기지 않게 한다. 최근 다한증·경련성 방광·두통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보톡스 주사 요법은 약효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어서 4~6개월마다 주사를 다시 맞아야 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1억 달러어치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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