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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중앙은행 부총재 섹스 스캔들로 사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최근 베어링은행 도산사건을 맡아온 영국 중앙은행(BOE)부총재 루퍼트 페넌트레이(47).그가 섹스스캔들에 휘말려 21일 돌연 사임,화제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는 93년 7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誌의 편집장으로 일하다 일약 중앙은행부총재로 발탁돼 국제금융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3백년 영란은행 사상 언론인을 고위간부로 선임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는 맨체스터대학을 졸업한 뒤 BOE에 잠시 근무한 뒤 77년 이코노미스트誌 기자로 입사,편집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선데이미러등 런던의 대중지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는 총재전용 화장실바닥에서 애인과 사랑을 나누는등 3년간 혼외정사를 즐겼다는 것.미국인인 그의 애인은 44세의 메리 엘른 시넌으로최근까지 그녀의 직업은 이코노미스트誌 아일랜드특 파원.두 사람의 관계는 페넌트레이가 이코노미스트지 편집장으로 있을 때 시작됐으며 영란은행 부총재가 돼서도 계속됐다.
페넌트레이는 때로는 관용차로 그녀를 태우고 밀회장소로 가기도했으며,그녀는 페넌트레이에게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해 가명(假名)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스캔들은 그와 사이가 벌어진 시넌이 아일랜드의 한 라디오방송을 통해 그동안의 정사(情事)를 폭로하면서 드러났다.페넌트레이는 신문의 보도내용을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개인의 사생활을마구 폭로하는 신문의 행태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 이라고 지적했다. 결혼을 세번이나 한 그는 현재의 부인과 86년에 결혼했다.그는 시넌과의 문제에 대해 『은행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나의 실수로 인해 은행측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물러난다』고 말했다.영국 재무장관 과 중앙은행총재는 그의 사임을 무척 아쉬워했다.
한편 페넌트레이는 지난 79년 『금박(金箔)』이라는 소설을 쓴 적도 있는데 이 소설이 영란은행의 한 고위간부가 섹스스캔들에 휘말리는 내용을 줄거리로 하고 있어 오늘날 자신의 몰락을 예견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이코노미스트측은 『시넌은 이젠 더 이상 우리회사 기자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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