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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에어조던"의 복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 프로농구의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은 「에어 조던」으로 불린다.상대수비를 비집고 날리는 점프 슛이 일품이다.「나는 폐하」(His Airness)로도 불린다.점프로 그처럼 공중을 오래 누비는 선수는 없다.코트를 떠나 마이너 리그의 야구선수로 있던 18개월동안에도 그는 「에어 조던」이었다.몸을 날리는 수비동작이 아니고 타석(打席)에서 헛 스윙으로 열심히 에어(공기)를 갈랐기 때문이다.그의 타율은 2할2리였다.
지난 19일 새 넘버 45를 달고 에어 조던은 코트로 돌아왔다.43분동안 뛰면서 그는 28번 슛을 날려 단 7골밖에 넣지못했다.적중률은 2할5푼,그래도 야구의 타율보다는 나았다.「녹이 슬었다」는 평가도 따랐지만 리바운드와 점프 슛,절묘한 어시스트와 스틸등은 「역시 조던」임을 입증했다.오랜 공백후 가진 첫 경기에서 그 정도 뛸 수 있는 사람은 조던 말고는 또 없다고 코치들은 입을 모은다.
93년10월 그는『더이상 입증해 보일 것이 없다』며 스스로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섰다.슈퍼스타가 피크때 스스로 은퇴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그의「오만」에 분개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그의「신기」(神技)는 그 개인의 것이 아니고 하늘이 준 것이다.기력이 다할 때까지 뭇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소명론(召命論)까지 제기됐다.더 이상 도전할만한 표적을 잃었고 그의 농구인생의 반려였던아버지의 비참한 죽음이 코트를 등지 게 만들었다.자신의 넘버 23번은 그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본 넘버였다며 아버지를 위해영원히 묻어버렸다.
고교시절의 넘버 45를 붙인 그는『농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아왔다』『내가 최고임을 다시금 입증해 보이겠다』고 기염이다.그의 나이 32세,운동선수로는 노장이다.야구배팅 파워를 기르느라하체 근육을 다져 점프력이 둔해졌다는 우려섞인 관찰도 곁들인다.그는「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스타」다.미국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그를 모르는 이는 드물다.에어 조던의「날기」와 함께 프로농구의 흥행과 시청률도 날개를 달았다.45가 찍힌 스포츠상품의「45상혼(商魂)」이 그보다 더 높게 점프한다.두번째 농구인생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는 부차적인 문제다.에어 조던의「재림」(再臨),그가 코트로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조던의 에어는 도처에서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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