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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내수 재고 12만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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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자동차 업계가 사상 최악의 내수 부진으로 재고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말 자동차 재고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11만대를 넘어섰다. 르노삼성의 부산공장 야적장에 승용차가 가득 차 있다. [송봉근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수출 호황'과 '내수 부진'이라는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수출은 월별 사상 최대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순항 중이다. 반면 국내 경기 침체로 내수판매는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지는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최근 잇따라 내수보다 수출용 차량의 생산비율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내수용 재고물량이 적정수준의 두배 가까이 쌓이자 내수 생산라인의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자동차 수출(판매대수 기준)은 20만136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나 급증했다. 지난달에도 수출이 20만대 안팎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수출액으로 따지면 지난해보다 60%나 많아졌다는 게 산업자원부의 집계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국내 판매대수는 지난 1월 7만5794대에 이어 지난달에도 9만대 안팎으로 저조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달 20일 현재 내수용 자동차 재고는 외환위기(IMF) 이후 최대 규모인 11만8000여대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7만2000대, 기아차 2만5000대, GM대우 5300대, 쌍용차 8600대, 르노삼성 7600대 등이다. 적정 재고(10~15일치)인 5만~6만대의 두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지난주부터 울산 3공장을 시작으로 주.야간 정상근무(8시간) 외의 잔업(2시간)을 중단했다. 울산 4공장과 5공장, 아산공장도 잔업 중단을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다.

이에 앞서 르노삼성은 내수 부진으로 부산공장에 재고가 쌓이자 지난해 12월 초 1주일간 생산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생산체제를 종전 주야 2교대에서 주간근무만 하는 1교대로 전환,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부산공장을 연간 최대 24만대 생산규모로 만들면서 근무체제를 2교대로 운영해 왔었다.

이원호 기자<llhll@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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