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취임 서울大 李壽成총장 취임사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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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는 통합과 분열의 세계적 해일 속에서 온갖 분야에 걸친 무한경쟁이라는 치열한 쟁투에 직면해 있습니다.정치.경제.교육과문화,과학기술의 대개혁이라는 격변의 과정에서 대학이 감당해야할책무는 너무도 큽니다.
현대사회는 다기한 학문의 통합적 공동연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있습니다.
대학사회에 만연돼 온 학문영역별 이기주의와 학과를 중심으로한폐쇄성을 극복해야할 것입니다.
물질주의 문명의 탁류에 휩쓸려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떠받쳐야하는 일을 소홀히 한채 대학이 시류에 안주하며 사회의 도덕적.
정신적 구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오지 못했음을 또한 생각해야 합니다.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인」의 육성을 통해「나라와 민족에 헌신하는 대학」을 이루는 것은 국민의 요구입니다.
대학교육이 정신적으로 재충전돼야할 당위를 절감하고 대학이 추구해야할 몇가지 교육의 지표를 제시합니다.
첫째는 민족교육의 정향(定向)입니다.국적없는 교육은 역사적 표류일 뿐입니다.자랑스런 민족의 문화적 전통을 승계하고 국학의내실화를 다지는 일 또한 세계화의 과정에서 참된 자부심을 견지하며 변화를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적응력의 원천이 됩니다.
둘째는 인간교육의 정향입니다.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고결한 인성과 예절을 지키며 공동체의 시민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협력과 이타적 헌신을 다하는 덕성을 함양하는 것은 교육의 필지적인 목표입니다.
셋째로는 국민생활의 수준과 국제경쟁력의 제고에 앞장서는 일도서울대에 주어진 과제입니다.기계적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첨단 통신,정보혁명과 유전자를 포함한 생명과학에 동참해 국제적 경쟁의우위를 확보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
이러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는 것은 우리를 믿고 키워준 조국과 민족,그리고 사회에 보은하는 길입니다.사랑과 겸손,그리고 엄격한 공정성과 합리적 개혁의 물결이 서울대학교에 넘칠것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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