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 개별등록 찬반논란 馬主 "불협화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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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마주가 자신의 목장에서 생산한 말을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등록시켜 경주에 출전시키는 문제를 놓고 마주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현행 경마 규정상 생산자가 말을 소유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서울마주협회(회장 吳滋福)가 집단 이익을 내세워 해당 마주에게 등록하지 말도록 종용하는 한편 조기협회에는 마필위탁관리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어 경주 출전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에 해당 마주가 강력히 반발,공정거래위원회에 마주협회를 제소했고 말 생산농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나섬으로써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외국에서 말을 수입해 올 경우 마주협회가 공동으로 구입한 다음 신청자들을 상대로 공개추첨을 거쳐 분배한다.개인구매할경우 말가격만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주들은 실력이 떨어지는 말이 자신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기대할 수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말의 경우도 비슷하다.마사회는 현재 전국 53개 목장에서 생산된 말을 7백80만원에 구입,육성목장에서 두살이 될 때까지 키운 다음 추첨을 통해 마주들에게 4백50만원에 되팔고 있다.국산마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마사회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2중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목장에서 생산한 말은 모두 마사회에「납품」해 문제가없었다.그러나 최근 정규진(鄭圭鎭.58)마주가 자신이 운영하는제주도 송당목장에서 생산한 말 31마리중 6마리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등록시키려 하자 다른 마주들이 반발하 고 있다.
공동구입과 추첨에 의해 말을 배분하는 것을 잘 알면서 목장 주인이라는 이점을 이용,좋은 말을 우선적으로 차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마주협회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마사회에 신마(新馬)등록을 받지 말도록 요청하는 한편 기수.조교사들에게 위탁관리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협조공문을 보냈다.이에따라 조교사가 鄭씨와 맺은 계약을 철회하기에 이르 렀다.鄭씨는마주협회가 오는 28일 마주협회 총회에 개별등록을 의제로 상정,문제삼으려 하자 지난 13일 담합행위를 이유로 마주협회를 공정거래위에 제소하는등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경마시행 규칙에 저촉되지 않고 능력을 갖춘 말이 마주들의 횡포로 경주 출전기회를 막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주마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모임인 제주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金炳鉉)도 마주협회에 개별구매와 등록에 제동을 걸지 말고 직거래를 허용하도록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이와 관련,마사회 최우섭(崔宇燮)마사부장은『말의 혈통만 확인되면 등록하고 경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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