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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딱지 없이 촉촉해야 빨리 아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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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히고, 찔리고, 부딪히고….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수난당하는 기관은 피부다. 다행히 다른 장기보다 회복력이 좋아 생명에는 지장없이 평생 유지된다. 그러다 보니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사실. 상처 치료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여기서 비롯된다. 상처의 회복 과정과 흉터 없이 빠르게 피부를 복원시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잘못 알고 있는 상처치료='상처는 딱지가 앉아야 치료된다?'우리가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의학상식이다. 의성으로 일컫는 히포크라테스조차 "상처는 감염되지 않도록 건조시켜 딱지를 만드는 것이 최선의 처치"라고 말했을 정도다.

상처 치유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형성된 시기는 50년이 안된다. 영국의 동물학자인 조지 윈터 박사는 1962년 '상처는 건조시키는 것보다 적당한 수분이 함유됐을 때 40% 정도 빠르게 회복한다'는 사실을 학회에 보고 했다.

특히 그는 상처 분비물(진물)에 피부 재생에 필요한 성장인자가 듬뿍 함유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예컨대 물집이 생겼을 때 수포를 터뜨리는 것보다 내버려둘 때 피부가 더 빨리 재생한다는 것.

반드시 소독을 해야 하고, 연고를 바르거나 마른 가제를 붙이는 것도 잘못된 행위다. 소독은 조직 1g당 10만개 이상의 세균이 존재할 때만 필요하다. 피부가 벌겋게 붓고,통증 또는 고름이 잡혔을 때를 말한다. 웬만한 세균은 몸에서 나온 삼출물이 소독 역할을 한다.이곳에 있는 대식세포나 백혈구가 세균을 처치하는 것. 소독은 오히려 피부 재생인자를 죽여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한다.

특히 가제나 반창고는 상처를 마르게 해 진물을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떼어낼 때 재생 중인 조직이 함께 붙어 떨어지면서 상처를 깊이 패게 해 흉터를 남긴다.

◇상처는 어떤 과정으로 회복되나=상처는 크게 염증기와 증식기.성숙기를 거쳐 회복된다. 통증과 함께 진물이 나오는 시기가 염증기다. 진물은 죽은 피부세포나 이물질을 배출시키고, 세균을 없애 상처를 깨끗이 하는 역할을 한다. 기간은 3~4일 정도.

염증기 후반이 되면 재생 상피세포가 만들어져 상처면을 따라 피부를 덮기 시작하면서 증식기로 이어진다.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실핏줄이 만들어져 피부세포의 증식을 돕는 시기로 3주 정도 계속된다.

마지막으로 성숙기가 되면 세포 결합이 단단해지고 불필요한 실핏줄이 없어지면서 정상 피부색을 되찾는다. 이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이렇게 해야 상처가 말끔히 아문다=첫째는 습윤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상처가 촉촉하면 피부재생 세포의 이동이 쉽기 때문이다. 반면 상처가 건조하면 피부 재생세포는 습윤환경을 찾아 건조한 피부 아래쪽을 파고들어 증식을 한다. 상처 회복도 느릴 뿐 아니라 치료 후 흉터가 남는 원인이 된다.

둘째는 온도. 세포는 섭씨 28도 이하에서 분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따뜻하게 보존하는 것이 좋다. 온도가 상승할수록 조직에 공급되는 산소 농도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셋째, 상처에 이물질이나 괴사물질이 없어야 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 병원에서 피부를 문질러 벗기는 것은 죽은 피부세포를 제거해 내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드레싱의 선택이다. 적절한 흡수성과 투습성으로 습윤환경을 조성하면서 세균을 방지해야 한다. 마른 가제를 붙일 경우 진물을 빨아들여 상처를 말려버리고,상처와 붙어버리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습윤드레싱제는 병원뿐 아니라 약국에서도 팔고 있다. 그동안 50여 종의 수입품이 들어와 있었으나 지난해 국내에서도 새로운 제품이 개발돼 다양한 모양의 드레싱제가 선보이고 있다.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어낸 뒤 습윤 드레싱제를 며칠간 붙여놓는다.

도움말:한강성심병원 유형준 교수, 바이오폴 박명환 박사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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