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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들 ‘박힌 돌’ 빼러 지역구 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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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18대 총선 출마를 놓고 국회 비례대표 의원들의 움직임이 당별로 크게 갈리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줄지어 지역구로 돌진하고 있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이나 민주당 의원들은 장고를 거듭하거나 아예 출마를 포기하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 여론이 좀처럼 변하지 않으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SUNDAY가 17대 비례대표 의원 전원(56명)의 이번 총선 계획을 들어봤다.

'내출혈’ 불가피한 한나라당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21명 중 지금까지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단 한 명.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을 받았던 김애실 의원으로 임기 만료와 함께 학교(외국어대 경제학과)로 돌아간다.

김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 의원은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전여옥 의원은 현역 고진화 의원이 자리 잡은 서울 영등포갑 지역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이 지역은 신당 비례대표 의원인 김영대·김영주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어서 한 지역구에 무려 네 명의 현역 의원이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역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인 황진하·서상기·이성구 의원은 같은 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뛰어들었다. 신당의 현역 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10명 가까이 된다. <표 참조>

이용희(1931년생)·조순형·이상득(35년생) 의원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문희(36년생) 의원도 출마를 결정했다. 문 의원은 서울 금천을에서 노동전문가인 이목희 의원과 경쟁한다.

나경원 대변인은 송파을과 송파병 사이에서 고민하다 송파병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을 현역 의원인 같은 당 박계동 의원의 반발 때문인데 송파병에는 같은 당 비례대표인 이계경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어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하고 있는 박재완·이주호 의원은 각각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인재과학문화수석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지역구 출마는 불투명하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안명옥 의원은 신당 안영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인천 남구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지만 보건복지여성부 장관으로도 거명되고 있다.
 
신당 7명은 불출마 선언

신당 비례대표 의원 중에는 이미 공개적으로 지역구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사람이 7명(장향숙·홍창선·김명자·박찬석·정의용·조성태·조성래 의원)에 달한다. 대부분 자신의 전문 분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을 지낸 홍창선 의원은 “정책 전문가로 국회에 와보니 지역구 활동은 엄두가 안 나 일찌감치 지역구 출마는 포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의원과 달리 애초에는 지역구 출마에 관심이 있었지만 최근 출마를 놓고 신중 모드로 들어간 의원도 많다.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잘 올라가지 않는 것도 고민의 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강혜숙 의원은 지역구로 충북과 수도권 2∼3군데를 물색하고 있지만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강 의원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생각이 있었는데 대선에 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예술인으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서혜석 의원도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방송 앵커 출신 박영선 의원도 고민 중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MB)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지역구(서울 서대문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출마 자체를 포함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찌감치 지역에 사무소를 내고 표밭을 일구고 있는 신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있다.

김현미 의원은 이미 2005년에 경기도 일산을에 사무실을 내고 지역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은 3선의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의 지역구다. 이경숙·신명·이은영·민병두 의원도 한나라당 현역 의원에 도전장을 냈다.

전남 순천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장복심 의원은 같은 당 현역인 서갑원 의원에게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김재홍 의원도 2년 전 전북 익산갑에 사무실을 내면서 같은 당 지역구 의원(한병도)과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노당 “당선 가능성 떠나 지지율 올려라”

민노당 비례대표 의원 8명은 전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내에서 한번 혜택을 본 사람이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을 떠나 무조건 지역구에 나와 당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 간판인 심상정 의원은, 신당을 탈당하고 대구에서 출마하는 유시민 의원의 지역구(경기 고양 덕양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회찬 의원은 임채정 국회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한다. 임 의장은 현재 불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불출마 쪽으로 기우는 형국이다. 손봉숙 의원만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했지만 지역은 서울 강북 지역 2∼3곳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이승희·김종인 의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지역구 출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16대 비례대표 22명 중 7명만 재입성

역대 총선에서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가 다음번 지역구 선거에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MB도 14대 국회 때 민자당 전국구 25번으로 금배지를 달았다가 15대 총선에서 지역구(서울 종로)후보로 당선됐다.

하지만 지역구에 출마한 비례대표 의원들의 당선율은 의외로 높지 않다. 지역 연고가 약하고 선거 경험이 없어 국회 재입성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16대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17대 때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사람은 22명. 이들 중 당선자는 7명(32%)에 불과했다. 17대 의원 중 한나라당 이한구·김영선,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한명숙·이미경·조배숙·오영식 의원이 16대 비례대표 출신이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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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은 총선의 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탄생으로 권력이동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관심은 국회 권력 향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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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희망자는 조인스 사이트에 접속해 주어진 양식에 맞춰 자료를 올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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