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YS 문책없어도 與 혼쭐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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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5일 오후 김영삼대통령이 13박14일의 유럽순방일정을 끝내고 귀국했다. 귀국후 2시간뒤 국회에서는 대통령순방중 국내정치를 들끓게 했던 지자제법 개정안이 기초단체장 공천허용,기초의회의원공천배제라는 반반의 타협안으로 통과됐다. 김대통령이 돌아오기전 끝내려고 했던 여권의 계획은 불과 한두시간차이로 시한을넘긴 셈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 귀국과 함께 대통령의 향후 정국해법이 주목을 끌고 있다.야당에 끌려다니다 끝난 지자제법 협상에 대해문책은 없을 것인지,지역감정의 깊은 골을 어떻게 풀어나가 지자체 선거에 임할 것인지,지도력 부재와 혼선이 그 대로 드러난 민자당을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많은 난제가 金대통령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金대통령이 청와대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3시10분.
오후3시30분부터 한승수(韓昇洙)대통령비서실장과 이홍구(李洪九)총리,이춘구(李春九)민자당대표의 보고가 이어졌다.6개국 7개 도시를 14일만에 다녀오자마자 여권 핵심부의 보고를 받는 강행군이다.
이것도 金대통령의 특별 지시다.어떤 의미에서는 金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잠시도 쉬지않고 보고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당연히 여권 핵심부는 긴장하고 있다.청와대는 청와대대로,민자당은 민자당대로 초비상이다.민주계 핵심인사들은『대통령에게 뭐라고 보고해야 하느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金대통령은 여권 수뇌부의 보고를 받는 것을 계기로 국정과 정국운용에 바짝 긴장감을 불어넣을 생각인 것 같다.독려와 질책은당연한 수순이다.
우선 유럽순방에 따른 성과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세계화를향한 개혁작업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金대통령은 14일 벨기에에서 수행기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경제전쟁」「경제 제일주의」등의 용어를 써가며 경제의 세계화에 중점을 둘 뜻을 피력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에 따른 대책마련과 3월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안 제출및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방안 관철,달러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증진방안 마련등이 당면 과제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사법제도 개혁과 교육제도 개혁은 이미 4,5월중 마무리한다고 예고돼 있다.이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개혁이란 점에서 비중높게 다루어지고 있다.
세계화를 위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명분아래서 교육제도 개 선과 기초과학분야 육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번 지자제법 협상을 둘러싸고 여권의 지리멸렬 상태에 대한 金대통령의 내부정비 복안이 어떻게 구체화될것인지에 관한 점이다.여권 핵심부에서는 벌써부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李대표와 김덕룡(金德龍)총장의 지도력 문제와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의 소극적인 태도,또 지도체제를 흔들려하는 세력 등에 대한 문제제기로 책임소재에 대한 해석도 난마처럼 얽혀있다. 당장 金대통령이 문책인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그러나 金대통령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도 의견이 일치한다.질책의 모습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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