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세계화 불붙었다-영어 수강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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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계화에는 주부도 예외가 아닙니다.』 서울 잠실에 사는 주부 송양심(宋良心.31)씨는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인근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다.네달째 계속되는 이 나들이는「해외여행영어」강좌 수강을 위해서다.남편이 한의사인 宋씨는 앞으로 부부가 함께 외국여 행을 할 기회가 많을 것같아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해외여행때 필요한 영어회화와 풍습.매너를 가르치는 이 강좌엔 宋씨 외에 25명의 주부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가족여행.사업상의 부부동반등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아지면서「어 글리 코리안」이 되지 않기 위해 어학은 물론 기본적인 교양을 갖추려는 「세계화된 주부」들이다.
그런가하면 잦아진 외국 손님 접대를 위해 전문 외국어학원을 찾는 주부들도 적지 않다.2년전부터 일본어 회화학원을 다니고 있는 주부 김복기(金福基.56.서울서초동)씨는『외국인으로부터 직접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둘 수도 있고 서울 을 찾아온 외국 손님을 집으로 초대했을 경우「꿀먹은 벙어리」신세를 면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부부가 함께 하는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거의 폭발적으로 일고 있는 주부들의 외국어 익히기 붐의 첨병은 단연 각 백화점 문화 센터.한 예로 지난 6일부터 봄학기 강좌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모두 9개의 영어강좌와 10개의 일어강좌를 개설했다.지난해에 비해 강좌수가 30%나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수강신청 접수를 시작한지 2주만에 전강좌가 마감되는 성황을 이루 었다.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도 이번봄학기에 새로「기초생활영어」강좌를 신설한 것을 비롯,4개점에 모두 16개의 영어.일어 강좌를 진행중이다.
이같은 경향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져 다음달 4일 개강을 앞둔 현대백화점은 수강신청 접수 엿새만에 15개 외국어강좌가 모두 마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롯데문화센터 이용우(李鎔雨.32)학사주임은『주부들이 해외여행할 기회가 잦고 사회적으로 세계화 구호가 높아지면서 주부들도 경쟁력을 갖추는 차원에서 어학강좌에 몰리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들 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열성주부들은 특강형식의 매너강좌까지 문화센터측에 요구하는등「세계속의 여성」이 되려는 높은 관심을 보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롯데백화점이 다음달부터 월 1~2회씩「주부들의 파티 매너」강좌를 무료 공개강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이같은 주부들의 요망을 받아들인 것이다.
롯데측은 오는 6월부터「호텔 매너강의」를 개설,해외여행때 호텔에서의 실수를 막고 편안히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예법을 지도할 계획이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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