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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유럽순방 성과-세계 주목받는 세일즈외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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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와 유럽 5개국 순방을 마치고 15일 귀국한다.
金대통령의 순방은 지난해 11월 亞太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불붙기 시작한 세일즈 정상외교를 본격화하고한반도 주변 4대국에 편향된 외교를 다변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는 한편,경제규모에 비해 소홀히 취급돼온 EU에 대해 국내 기업들에게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金대통령이 프랑스와 체코,독일과 영국, 벨기에 등을 국빈방문 또는 공식방문하면서 과학.기술협력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낸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들 국가는 한결같이 항공.기계.자동차.생명공학 등 여러분야에 걸쳐 나름의 특장을 갖추고 있어 우리와의 과학.기술 협력이본격화되기만 한다면 미국.일본에 치우친 과학.기술 분야의 의존도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프랑스는 TGV기술의 이전을 약속하면서 한국내 고속철도 건설이 끝나는 시점부터는 제3국 공동진출을 모색키로 했다.독일과는韓獨기초과학 협력기금을 조성하고 관료채널을 배제한 민간특별위원지명방식을 통한 과학기술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정상간의 직접적인 의견교환을 통해 양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의 과학기술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영국과의 합의는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됐다.매년 50명의 학생연수등 고급인력 중심의 산업기술자 교류를 확대키로 합의하는 한편,영국의 첨단기술과 한국의 산업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산업협력약정을 이행키로 했으며 양국 과학자의 공동연구활 동을 촉진하기 위해 1백60만달러 규모의 장학기금을 조성키로 했다.체코에서는 자동차와 통신분야에서 국영기업의 민영화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일종의 韓-EU간 협력붐을 조성하는데 한 몫을 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순방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국가들에게 한국은 더이상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하고 협력해야할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EU시장 진출을 규제하는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 는 국가로서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효과도 거두었다.
이번 순방의 숨겨진 중대목표인 올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지지기반 조성에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프랑스와 독일등 유럽 국가들이 이런문제에 대해 앞장서서 지원해줄 뜻을 표명했다.전 통적으로 외교강국인 유럽국가들은 사전에 지지의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않았었다. 金대통령은 그러나 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거의 예외없이 국내외적인 부담 때문에 순방의 성과가 희석된다는징크스를 안고있다.이번에도 지자제법 개정문제로 국내정치가 어수선하다.金대통령의 정국 타개책이 주목된다.
[金斗宇기자 .브뤼셀=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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