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저층단지 등이 몰려 있는 서울 강동구 지역이 각종 개발사업으로 중대형 아파트 밀집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진은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고덕 주공 1단지 재건축 현장.
강동 일대는 이 당선인이 규제 완화를 공약한 재건축이 서울에서 가장 활발한 곳이다. 택지개발 등 다른 대규모 개발도 새 정부 들어 무르익는다. 때문에 강남권 외곽인 강동 일대가 강남권을 넘볼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재건축 규제 완화 주요 수혜지역=강동구 지역은 서울에서 재건축 바람이 가장 거센 곳이다. 특히 5층 이하의 저층 재건축단지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에서 시작된 재건축이 강동으로 넘어와 속도를 내고 있다.
강동구 내 아파트(5만7000여 가구) 3가구 중 하나가 넘는 2만3000가구가량이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일부는 이미 공사에 들어가 잇따라 입주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업 초기 단계다. 2~7단지가 구역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구역 지정이 되면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른다. 6000가구에 가까운 둔촌주공은 조합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고덕4단지 재건축추진위 김창열 위원장은 “규제 완화로 용적률이 올라가고 층수 제한(현 평균 16층)도 풀리면 사업성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개발제한구역이 풀려 대규모 주거지로 만들어진다. 강일동 일대 89만㎡(강일지구)에 6400여 가구가 내년 6월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강일지구 옆 상일동 일대 58만㎡는 강일2지구로 개발되고 있다. 2010년 11월까지 35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래된 단독주택 등이 몰려 있는 천호동 일대 41만2000㎡에서 천호뉴타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6400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10개 구역으로 나눠 주로 재건축 방식으로 개발된다.
◇강남권과 어깨 견줄까=강동구는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강 옆이고 녹지 공간이 많다. 지하철 5호선이 지나고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를 끼고 있어 도심과 서울 이외 광역교통망도 괜찮은 편이다. 이런 환경에 각종 개발로 주택 구성이 소형 주택 중심에서 중대형 위주로 바뀌면 강남권 못지않은 주거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인근 송파신도시 개발 후광 효과도 예상된다. 강동구 반도공인 김주 사장은 “대규모로 진행 중인 개발이 가시화하면 교육·문화 등 기반시설 여건도 강남 수준을 따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개발이 거의 끝난 강남권에 비해 강동 일대는 개발 여지가 많아 지역발전 가능성에서 앞으로 더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과 주거 여건에서 최고로 꼽히는 강남권에 끼기 힘들다는 전망도 많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강남권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고급 주택 수요자들의 커뮤니티”라며 “주거환경이 좋아진다고 쉽게 강남권에 진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때문에 강남의 비싼 집값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강남권 수요를 흡수해 ‘강남권 변두리’에 그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재건축 수요자들은 고덕지구 단지들과 둔촌주공은 조합설립 이후엔 조합원 명의금지 적용을 받아 거래가 안 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사업 속도가 비슷하면 역세권 등 입지여건이 나은 단지가 유리하다. 천호뉴타운은 사업이 더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대부분 노후도 기준이 아직 개발기준에 맞지 않아 1~2년 지나야 사업이 시작될 수 있다. 재건축 대상으로 고덕지구 내 아파트 단지들 옆 단독주택지역도 눈길을 끌지만 아직 예정구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아 사업이 불확실하다. 강동구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분양될 물량은 많지 않아서다. 고덕주공1단지가 내년 110가구 정도를 후분양으로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이미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입주 후 전매할 수 있다. 강일지구와 강일2지구는 모두 원주민 등에게 특별공급돼 일반분양분이 없다.
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