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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잔치>허재.정은순 남녀 MVP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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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농구천재」 허재(許載.기아자동차)와 「왕눈이」 정은순(鄭銀順.삼성생명)은 역시 한국남녀농구의 간판스타였다.
농구협회는 6일 012배 94~95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로 이들을 선정했다.
특히 鄭은 「MVP는 우승팀에서 나온다」는 관례를 깨뜨리며 SKC우승의 주역 유영주(劉永珠)를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등극,눈길을 모았다.
1m87㎝의 늘씬한 키에 커다란 눈을 지닌 鄭은 평소 조용한말투에 수줍음을 잘 타 거친 농구코트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코트에 나서면 불같은 투지와 탁월한 기량으로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카리스마적인 코트 장악력을 발휘,성난 사자처럼상대팀의 골밑을 유린한다.
승부욕이 남다른 鄭은 67-60으로 패해 SKC에 패권을 넘겨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독감에 시달려 물도 제대로 삼킬 수 없는 상태로 출전했음에도 무려 20개의 리바운드와 16득점을 올리는 눈물겨운 투혼을 발휘,뜨거운 박수를 받 기도 했다.
정규리그에서 게임당 21.5득점으로 득점랭킹 2위,14.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리바운드 1위에 올랐던 鄭은 정규리그 우수선수상에 「베스트 5」상.「수비베스트5」상까지 수상해 올 대잔치에서 상복이 터졌다.
완벽한 드리블과 절묘한 슛감각에 뛰어난 탄력과 센스를 지닌 남자부 MVP 허재.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許는 농구대잔치 초반 발바닥부상과 부친의 수술등 악재가 겹쳐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한 상태로 출전,현저한 체력약화와 슛감각의 저하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許의 이러한 부진은 기아자동차가 예선에서 강호 삼성전자와 연세대는 물론 비교적 약체인 한양대에도 일격을 당하는 충격으로 이어져 기아자동차의 시대도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許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감각을 되찾기 시작,우승의 최대고비였던 고려대와의 4강전에서 폭발적인 외곽슛과 위력적인 골밑돌파로 힘겨운 승리의 주역이 됐다.
패권의 향방이 결정된 삼성전자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는 후반종료 7분전부터 무려 17점을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41득점,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며 여전히 가장 우뚝한 「농구천재」임을 입증했다.
〈姜甲生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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