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轉訓현장을 가다-쌍방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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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물감을 칠해 놓은듯 더이상 파랄 수 없는 하늘,숙소인 독사이드호텔 옆을 흐르는 브리스베인 강과 그위에 떠있는 요트들.
「캥거루의 나라」호주의 3대 도시중 하나인 브리스베인은 분명낙원이었지만 쌍방울 선수들에겐 차라리 지옥이었다.
훈련장인 입스위치 구장까지 가는 30분간의 버스여행만이 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낙원에서의 여유」기 때문.
3주간의 혹독한 호주전지훈련을 마친 쌍방울은 5일 중위권 도약을 위한 마지막 마무리 훈련을 마쳤다.
이날 한동화(韓東和)감독은 『타순조차 짜기 힘들었던 지난해에비해 올해는 넘쳐서 걱정』이라며 그동안의 훈련성과에 뿌듯해 했다.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내야불안은 군에서 제대한 유격수 김호(金澔)가 빠른 속도로 기량을 회복,안정을 찾았다.
공격부문 최대과제였던 3번,5번타순에는 박철우(朴哲祐)와 백인호(白仁浩)가 절정에 오른 컨디션을 보이며 자리잡아 타구단에뒤지지 않을 중심타선을 짜게 됐다.
투수부문도 마찬가지.
계형철(桂瀅鐵)투수코치는 『선발로테이션에 7명을 투입할 수 있을 정도』라며 자신감에 차있다.특히 기존의 김원형(金圓衡)박성기(朴成起)외에 박진석(朴鎭錫)과 유현승(柳炫承)의 기량향상이 호주훈련에서 얻은 최대의 성과다.
반면 걱정거리도 있다.
선수단 전체의 컨디션이 너무 일찍 정상에 올라 정작 4월개막때 곤두박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4,5월에 승부를 걸겠다」고 작정한 코칭스태프의 모험적인 작전이기도 하다.
만년 하위팀이 공통적으로 갖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초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韓감독은 『앞으로 컨디션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과제가 남았지만 지금까지 선수들이 훈련을 잘 견뎌왔고 가능성도 발견했다』며호주전지 훈련에 대해 만족스런 평가를 내렸다.
천국같은 이곳 브리스베인에서 지옥훈련을 마친 쌍방울은 6일부터 일본 사이토시로 장소를 옮겨 전지훈련을 계속한다.
[브리스베인(호주)=金弘植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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