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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달러 不信 요동치는 환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달러가 불신을 받는 것은 근본적으로 미국경제가 세계의 발권국(發券國)노릇을 감당할만한 담보능력을 오래전부터 상실한데서 온다.이는 닉슨 美대통령이 달러의 금태환(兌換)을 중지시킨 1971년,그러니까 24년전에 공식적으로 선포되었다.
그 통에 세계 각국통화의 달러화에 대한 고정환율을 정한 이른바 브레턴우즈체제가 종언을 고했다.그후 변동환율 시대가 열리고,힘을 잃은 달러는 세계 경제에 약간의 단기적 풍랑만 일어도 침몰의 징후를 나타내곤 해왔다.
지금의 달러 폭락도 같은 양상의 것이다.연초에 멕시코 페소貨의 폭락에 제동을 걸기 위한 달러의 무리한 개입,미국 경제의 현 호황국면의 조기퇴조 예방을 위해 연방준비은행이 취한 재할(再割)금리 인상취소,일본 효고현 남부지진 복구사업 과 관련된 자금수요 증가로 인한 일본인 보유 미국증권의 매도사태와 그에 따른 엔貨매입의 격증등 적어도 3중원인이 이 취약한 달러를 건드린 것이다.
우리는 먼저 세계경제의 환율및 결제 제도 불안정을 세계 시민의 차원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제아무리 세계의 무역량신장에 도움을 주는 채비라 할지라도 그 무역을 결제하는 국제통화가 불안정 속에서 동요하 다 못해 침몰의 위기감마저 보인다면 모든 것은 허사다.하루 속히 국제통화기금(IMF)은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야할 것이다.선진공업국끼리 G5다,G7이다 하고 모여 미봉책이나구하고 헤어지는 식으로는 세계경제 가 당면해있는 이 원천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두번째 걱정은 국내적이다.달러貨의 하락이 있으면 영락없이 엔貨는 그만큼 오른다.이 시소式 오르내림은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국내 산업에 상처를 낸다.필요없는 換투기에 말려들게 할 뿐 아니라 수출입 원가를 결정할 수 없게 함으로써 수 출입을 위축시킨다.수입활동 보다는 특히 수출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마땅히 재경원은 이러한 달러-엔의 반복되는 불안정한 시소式 진동으로부터 원貨의 안정을 최대한 보호할 장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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